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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와 경제 관련 글을 연재하면서 닉네임 때문인지 내용 때문인지 저를 나이가 좀 든 교사(...)로 오해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사실 그정도까지 나이가 많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카톡 이모티콘도 잘 쓰고 인터넷 밈도 씁니다. 아주 어린건 아니지만 그 정도 나이는 됩니다. 아니 이럴거면 차라리 군필 여고생 이런걸로 콘셉트를 잡을 걸 그랬나...(...)
여하튼 제 학부시절 졸업 논문(이라기보다 리포트에 가깝지만.. 일단은 그런 형식을 취하고 있지요. 석박 갈 준비를 시키는건지)이 「현대 한국군 군수지원에 대한 스루풋 개선안」이었습니다. 저희 학교가 독특해서 학-석사 연계 과목으로 각종 군사학 과목이 있었거든요. 무기체계라던가 C4I라던가 그런 내용을 가르쳤습니다. 공대 산업공학과 치고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였죠. 실제 계룡대에서 파견와서 공부하는 장교들도 다수 있었습니다.
각설하고, 갑자기 스팀 내에 등장한 한 분 H2의 사나이의 표현을 좀 빌리자면 북한의 핵전력을 아래와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자라면, 오늘 바로 서울에 핵미사일 한방 날려서, 서울 시민 2백만 즉사시키고, 대한민국 지도부 궤멸시킨다. 즉사한 2백만은 뼈다귀도 찾을 수 없이 그림자 흔적 정도만 남을 것이다.
즉사한 2백만을 제외한 5백만정도의 서울 시민은 피부가 벗겨지고 눈알이 튀어나오고 온몸이 찐빵처럼 부풀어 오를 것이다.
물론 원자폭탄이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파괴적일 '수 있는' 무기인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그 원자폭탄의 착탄 지점, 그라운드 제로에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큰 고통을 받을 가능성 역시 큽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김정은이 그렇게 핵을 갈겨서 적화통일을 이루어 낼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기술력을 완성했다면, 왜 지금 당장 진행하지 않는 것일까요?
THAAD가 무서워서? 트럼프가 무서워서? 아니면 아직 때가 안 무르익어서? 뭐 홍혜선이라는 사람은 이미 전쟁이 났으며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만. 혹세무민하는 정신병자까지 우리가 지금 신경 써 줄 이유는 없으니 넘어가도록 하죠.
한 나라가 충분한 핵 전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구성요소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소형화 된, 정밀한 기폭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가?
- 농축 우라늄 혹은 열재처리 된 플루토늄을 (꾸준히) 확보할 정치/경제적 능력이 있는가?
- 만들어진 핵물질과 기폭 시스템을 투발할 운반체가 있는가?
핵실험 결과에서 우리는 북한이 1을 어느 정도는 이루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임플로전이라는 기술 자체가 적어도 지금 시점에선 막 복잡한건 아니니까 그러려니 해도 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도 1개월 내에 찍어낼 수 있기도 하고요. 물론 고도화된 노하우는 부족해서 시행착오가 있긴 하겠지만...
2번 역시 자체적인 확보가 가능한 우라늄 광산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태서 북한은 현재 열핵, 소위 말하는 수소폭탄을 만들어 냈다고 주장하고는 있습니다. 이 수소폭탄이라는 것은 그리 복잡한 무기체계가 결코 아닙니다. 뇌관으로 조그만 핵분열 폭탄 (원자폭탄)을 사용하는 것이 다를 뿐이죠.
대략적으로 전문가들은 4-5차 핵실험을 기폭용 10kt 수준의 실험으로, 6차 핵실험을 통해 50kt 정도의 핵화력을 확보했다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제야 북한의 핵이 "정말로 위협을 느낄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는거죠.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리틀 보이와 팻 맨이 각각 16kt, 21kt 수준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략 그 화력은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략무기로 쓰일 수 있는 시점인 100kt에는 아직 이르지 못해서, 현재까진 전술 무기로 보는 편이 좀 더 옳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3번. 딜리버리입니다. THAAD와 관련하여 논란이 가장 크게 나오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현재 북한의 항공세력은 거의 0에 가까워서, 유일하게 운용할 수 있는 투발 수단은 미사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 사용 가능성이 있는 것은 SLBM인 북극성 1형과 그 지상발사형인 2형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스커드 기반의 노동 미사일이나 대포동 미사일은 공산오차가 너무 커서 메가톤급 원폭이 아닌 이상 북한이 전쟁 시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액체연료방식이라 준비가 오래 걸리고, 그만큼 위성에 노출되어 선제 타격을 맞기 좋은 화성 미사일에 비해 고체연료방식을 택한 북극성은 그만큼 전략적 유연성이 더해지는 것이 맞습니다. 한국 입장에선 대공방어에 피로감이 더해질 수 있겠죠.
그렇다면 거기에 대항하는 한국군의 방공전력을 한번 체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THAAD를 제외한 한국의 주 방공자산은 나이키, 패트리어트로 알려진 PAC-3이 1차 고고도 방어선을 구축합니다. 2차 중고도 방어선은 천궁과 호크 미사일이, 저고도 방어는 (이쯤되면 거의 의미가 없지만) 신궁, 천마, 미스트랄등이 있죠. 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PAC-3입니다. 2016년부터 PAC-2에서 PIP를 진행, 2020년 전력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PAC-3은 과거 블럭에 없었던 액티브 유도 방식을 채택하여 보다 효과적인 미사일 디펜스를 수행합니다.
재미있는 것이, THAAD에 대해서는 성능에 대한 평가가 보수진영이라 불리는 자한당계열과 진보계열이라 불리는 민노당 계열이 극과 극으로 평가가 갈립니다만, PAC-3에 대해선 보수고 진보고 한 목소리로 쓰레기라는 평가를 내립니다. 물론 목적이야 다르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PAC-2만 해도 이라크전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상당수 성공적으로 격추했으며, 하드킬만 가능했던 PAC-2를 PIP한 PAC-3은 비교도 안되는 살상반경으로 미사일을 요격합니다. 적어도 현재 북한의 대부분의 미사일은 PAC-3만으로도 요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PIP를 늦춰 온, 그리고 예산을 삥뜯어 온 국방부의 무능을 탓해야 하는건 뭐... -_-; THAAD는 있으나 없으나 서울 방어는 못하니 일단 확률게임에선 배제했습니다.
10kt, 서울 시청을 폭심지로 상정했을 경우 시뮬레이션입니다.,
그렇게 해서 방공망을 모두 뚫고 혹시나 떨어졌다고 가정을 해 봐도, 수백만이 죽고 그 한방에 국가 수반과 지휘체계가 붕괴하며 한번 더 맞으면 항복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큰가에 대해서도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감히 말해서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5차 핵실험 당시의 10kt정도의 핵이 서울 한복판에 떨어져봐야 열복사 범위는 충무로역 정도에 그칩니다. 50kt정도라 해도 강북 라인을 넘지 못합니다. 기껏해봐야 이태원 정도...
네. 물론 큰 위협이 아니지 않습니다. 정말로 떨어진다면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죽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한방이 모든 전쟁을 끝낼 정도로 강력한 한방은 아닐 뿐더러, 대부분의 공군력과 육군력은 살아있죠. 오히려 북한이 종심이 아닌 민간인 집결지인 서울을 공격하면, 당장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면서 빡친 미 행정부에 의해 북한 영토 99.9999%가 석기시대로 돌아가는 마법이 일어날테니까요.
중요한 것은, 인류가 만든 제일 거대한 전략핵병기 중 하나인 차르 봄바급 핵폭탄이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다 해도 평택 정도까지만 열복사가 퍼진다는겁니다. 물론 이게 뭐 5발쯤 날아오면 남한은 터지겠지만, 수백 메가톤급이나 기가톤급 전략핵병기를 곳곳에 두들겨 맞지 않는 이상 핵 한발 한발에 한국군은, 한국이라는 국가는 파괴될 정도로 그 기반이 약하지 않습니다.
남북이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몇 시간에 평양이 작살날지 세는게 빠릅니다
F-35의 롤아웃이 아직 안 되었다 치고, 현재 최신예 전력인 F-15k 비행대가 있는 11전비는 대구 K2 기지에, 주력 전투기인 F-16가 있는 19전비는 충주에 있습니다. 게다가 KD-3급과 독도급은 자체적으로 C4I 통제권한을 갖춘 기함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데다 조기경보기와의 합동작전을 통해 유사시 군 제어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종북주의자들과 극단적인 반공주의자들이 (역시 목적이야 다르겠지만) 결론적으로 북한의 군사력에 대해 지나치게 옹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반공주의자들은 "그러니 빨갱이를 찾아 없애야 한다, 베트남을 봐라 다 적화된다" 이러고 종북주의자들은 "저거봐라 그러니 우리는 미군 몰아내고 북쪽 하자는 대로 해야한다"라고 합니다.
둘 다 개소리 작작 하시고 현실을 좀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마르크스도 죽고 김일성, 김정일도 다 죽은 2018년입니다. 현자는 앞을 바라보며 뒤를 생각하지만, 바보 역시 앞을 바라보며 뒤를 생각합니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과거에 있던 베트남이라는 말도 안되는 잣대로만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면, 남는 것은 눈 앞에 깊게 패여있는 구덩이에 빠지는 것 뿐이겠죠.
지금 한반도를 감싼 남-북-미-중 관계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체제를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것이 좋은 결과를 거둘지, 나쁜 결과를 거둘지 아직 누구도 호언장담은 할 수 없으나, 적어도 지금까지는 좋은 방향으로 움직여 오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이견을 달기 힘들 것입니다. 이 시점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어설픈 궤변으로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기보다, 정확한 분석과 냉철한 이지를 통한 진짜 집단지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타자는 생각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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