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영화를 자막없이 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용이 이해가 안 가니 자꾸 딴 생각이 들고 혹은 졸리기까지 하니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맞나?
혹은 집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듣기 시간에 포함을 해도 되나.. 하는 생각들이요.
자막을 보지 않고도 줄거리 이해가 어렵지 않고 장면 몰입도가 높은 영화들,
혹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나 미드들은 지루하지 않게 집중해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를 보면서 100% 풀집중했다고 자부하실 수 있나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도 문자가 오면 휴대폰을 보기도 하고, 잠깐 딴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2시간 짜리 영화를 봤다고 해서 2시간을 들은 것은 아닙니다.
러닝타임 내에 계속 대사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니까요. 중간에 효과음이나 대사가 없이 오랫동안 진행이 될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누적시간에 2시간으로 기록을 하죠.
그렇게 3,000시간을 채웠다고 해서 정말로 3,000시간을 들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말하는 소리를 완전히 집중해서 듣지 않았다고 해서 안 들은 것도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즉, 집중해서 듣기와 흘려듣기는 사실 본질적으로는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100% 집중해서 본다는 것도 가능하지 않고,
흘려듣기를 한다고 해서 집중하지 않는 순간이 없는 것도 아니죠.
우리는 처음 우리말을 배울 때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혹은 서로 다른 언어를 동시에 들었을 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집중해서 듣지 않아도 말을 배우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죠.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는데 잘 안들리는 것 같아서 볼륨을 크게 키우거나 헤드폰을 끼게 되는 경험 있으시죠?
그것은 소리가 작은 것이 아니라, 내가 아직 잘 못 알아 듣고 있을 뿐입니다.
커뮤니티에 누적시간 1,000시간을 넘긴 분들이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고들 물어보시기도 합니다.
사실 3,000시간이라는 최소한의 임계량을 말씀드리긴 했지만,
원어민도 7살처럼 말하는 데에 7년이 걸렸습니다.
(모국어의 임계량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000시간 이상을 들으면 모국어의 패러다임으로 바뀌기 시작하여, 들리는 말을 모방할 수 있으니 그 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씀드렸었죠.
3,000시간을 들었다고 해서 듣기를 이제 완전히 끝내는 게 아니라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언어를 익히는 데에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하니
그냥 들리는 것을 알아듣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면 되는 겁니다.
누적시간이 어떻게 되었든, 잘 하고 계신 것이 맞으니
영화뿐만 아니라 미드를 계속해서 보시고 이동 중이나 시간이 나실 때 라디오나 유튜브를 듣기처럼 다른 매체에도 끊임없이 노출되는 것을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저는 BBC Live를 영화 보는 시간 외에 하루 약 1~3시간 정도 듣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듣기도 하니, 완전히 집중해서 듣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평소에 그냥 무의식 중에 듣던 것들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내가 의식적인 집중을 가하여 들었을 때에만 그 말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집중해서 듣기든, 흘려듣기든 모두 유의미하며
영화와 미드 외에 다른 좋아하는 것들의 듣기를 다양한 매체(유튜브, Live streaming)들과 함께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누적시간은 영화와 미드를 본 시간만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집중을 잘 못하고 있다고 해서 너무 초조해 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쩌면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게 당연한 겁니다.
한국어 라디오를 들을 때에도 전체적으로 듣고 있긴 하지만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들어오죠.
아직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으니 집중이 안 될 수 밖에요..
그래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시되 좋아하는 것을 위주로 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뒤인 내년 6월 하순 쯤에는 여행으로 해외에 나가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듣기를 하시는 분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
<참고> 지난 글 읽기
#001. 자막없이 영화보기의 원리 (나는 이제껏 700편이 넘는 영화를 보았다.)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1-700
#002. 나는 왜 자막없이 영화보기를 시작하였는가?
https://steemit.com/story/@nosubtitle/002
#003. 자막없이 영화보기를 실천하는 방법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3
#004. 나의 자막없이 영화보기 실천과정(2015-2017)과 영어듣기의 단계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4-2015-2017
#005. 얼마나 투자하여야 하는가?
https://steemit.com/kr/@nosubtitle/movie-without-subtitles-005
#006.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봐야하는가?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6-movie-without-subtitles
#007. 70대 조차도 성공할 수 있다 (사례 - 대구 영어 할머니)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7-70
#008. 핀란드인들은 왜 국민의 80%가 이중언어구사자일까?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8-80-movie-without-subtitles
#009. 영화 보다가 자꾸 딴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9
#010. 번역기와 동시통역기가 있으면 우리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https://steemit.com/kr/@nosubtitle/010-1446-11-ili-wearable
- 밴드 커뮤니티 (실천자들의 모임)
https://band.us/@no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