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인천 예술회관역으로 이사를 하기 위해
새롭게 살게 될 집 계약을 하기 위해 인천에 갔었습니다.
제가 3년 전에 살았던, 자막없이 영화보기를 시작했던 그 동네로 말이죠.
영화보기를 시작했던 그 오피스텔 보다는 좀 더 넓은 집입니다.
계약서를 쓰는 데에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고,
집 앞에서 밥을 먹고 나니 어디를 가야할 지 몰랐습니다.
매우 심심했습니다.
가만있어 보자..
저는 학교가 인천 송도였기 때문에
인천과 연고가 있습니다. 연락처를 뒤져 지금 만날 수 있을 만한 사람들을 찾아봅니다.
학교 친구? 아니아니야.
교양수업 때 같은 조였던 사람? 오바야.
전남친? 아니아니아니야.
연락 1도 안하던 사람들인데.. 제가 얼마나 심심했게요 ㅠㅠ
무수히 많은 인천 나와바리들 중에도
지금 당장 나올 만한 사람은 없었드랬죠..
이대로 다시 서울에 가자니 아까워서
홀로 인천을 탐방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런데 길 잃은 고양이마냥
당장 어디로 갈 지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차이나타운과 월미도, 신포시장은...
누군가와 함께 가야할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인천대공원이다!
인천시청역에서 인천2호선을 타고
인천대공원 역에 가 보는 거야..
약 8년 전에 유세윤의 UV가 '인천대공원'이라는 곡을 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천대공원을 언젠가 한 번 꼭 가봐야 할 만 한
미지의 장소로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3번 출구로 나갑니다.
생각보다 크군요. 그냥 공원으로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1시 반이니, 3시에 이 곳에서 나오는거야!
그렇게 다짐을 합니다.
앞으로 저에게 펼쳐질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말이죠.
맛있데요. 먹어보세요.
이 자전거를 타고 싶지만, 원피스를 입고 힐을 신어 못 탔습니다..
남문에서부터 시작하여 꽤 걸어 왔습니다.
원래는 동물원에 가고 싶었는데, 이미 이만큼 걸었으니 되돌아가지 않고
반드시 반환점을 돌아 오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산림의 내음이 참 좋네요.
텐트를 치고 산림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영차영차-!
걸어가다가 중간에 특이한 나무를 보아 찍어봤습니다.
전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동물원은 점점 멀어지고 있고,
되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다는 것을요..
중간에 호수를 보며 마음을 다 잡습니다.
비가 오지 않지만 우중충한 날씨에도
오래 걸으니 참 덥군요.
이 시를 보고 참 놀라웠습니다.
어찌 이리도 저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었는지요.
인천대공원에는 온통 애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와 아이들 아니면 장년층이었습니다.
저처럼 젊은 여성 혼자 온 것은 찾아볼 수 없었죠..
가족끼리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는 왜 낳는가..
왜 우리는 가족을 꾸리고 애를 낳는 것일까요?
다들 애들때문에 참 피곤해 보입니다.
물론 아이들은 행복해 하지만요.
저는 동물원을 포기하고 수목원에 갔습니다.
먼저 온실!
불현듯 약 21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제가 21년 전 이 곳에 왔었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 곳의 온실의 온도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 나무도요!!!
단순한 데자뷰가 아닙니다.
저는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을 남들보다 아주 디테일하게 기억하는 편입니다.
저희 어머니 동창 중에 '김도윤'이라는 남자아이를 가진 인천에 거주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어머니 고등학교 동창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인천에 놀러오자
월미도를 비롯해 인천 투어를 시켜주셨습니다.
그 때 제가 썼던 모자와 옷차림마저 생각이 납니다.
특별한 충격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저는 7살 때의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기억을 하곤 합니다.
여튼 다시 오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선인장과 열대 식물들이 있는 온실입니다.
뭔가 후덕한 맏며느리처럼 나왔네요.
지나가던 아저씨가 찍어주셨습니다.
수목원에 들어가기 전 장미 정원..
여기서부터는 사진 감상을 쭉 해 보시죠.
제가 찍은 것보다 5배는 많은 종류의 장미들이 있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수목원의 반의 반도 못 본 것입니다.
도저히 입장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웨지힐을 신었고, 이미 많이 걸었으니까요.
집에 가야겠습니다 ㅠㅠ
동물원과 수목원은 다음에 오기로 해요!
저 집에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죠? ㅠㅠ
지나가다 물어물어 결국 입장했던 남문이 아닌
정문으로 빠져나와 송내역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인천대공원..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에요.
에버랜드보다 더 광활한 곳이였어요...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과 함께!
그게 아니라면 혼자서 한 번 이 곳을 걸어보실래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
시간 여행도 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