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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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하루셨나요? 저는 왠지모르게 몸이 천근만근인 하루였답니다.
오랜시간 취침을 했는데도 졸린 이런 어이없는 기분이 정말싫지만
아.. 가을이오나봐 그래서 그런가봐..
하고 계절 핑계를 한번 대봅니다. 인터넷에 누가 올린글을봤는데 크리스마스까지 월요일이 15개가 남았데요. 올해도 다 갔네요..
2005년
패트병의 새로운 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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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국에 갔을때가 2005년 5월 이였어요.
늦봄이였는데도 마음이 외로워서 그런건지 몰라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집안보다는 오히려 집밖이 더 따뜻하더군요. 영국은 날씨는 변덕이 심해서 한창여름에도 긴팔이 필요할만큼 쌀쌀할때도있고 대신 겨울은 한국만큼 춥지는 않아요. 제가 있던 홈스테이도 아파트가 아닌 오래된 "집"이였기에 단열도 잘 안돼니 밖보다는 안이 더 추울수 밖에요. 저도 영국에 살면서 느끼는거지만 전기/가스세가 비싸니 정말 추운 겨울아니면 보일러를 잘 안틀게 되요. 오히려 방마다 비취되있는 전기히터가 떠빨리 따뜻해지니 손이 더가지요. 홈스테이 아이들도 자기 침대에 전기장판이 하나씩있어 추울때마다 전기장판을 조금씩 틀어놓고 예열시켜놓더라구요. 저는 전기장판이 없으니 추운 영국의 밤을 오들오들 떨며 지내야 했어요. 어느날은 너무 추워서 홈스테이 주인님에게 말씀드렸더니 뜨거운 핫팩을 사서 자기전에 뜨거운물을 받아놓고 사용하라고 하시더군요. 왠지모르겠지만 그때 제머릿속에 생각난거는 먹고남은 콜라 페트병과 도시락 싸갈때 쓰는 락앤락 통이였어요.
하나는 액체가 이미 담겨있던 용기고 다른하나는 안새기로 유명한 도시락통이니 뜨거운물정도는 안새고 밤새 잘 담겨 있겠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궁상맞지만 그때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였어요. 그래서 그날저녁은 뜨거운물을 페트병과 락엔락통에 담고 하나는 발있는데 하나는 품안에 쏙~ 끌어 앉고 잤죠.
효과는 만점 이였답니다.
첫 외국인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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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지 한 일주일쯤 됐을까 아침에 일어나니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이고 헤어나오지 못할 슬픔이 저를 짓누르더라구요. 학교는 가야하니 뚜벅뚜벅 학교는 갔지만 가슴속이 너무 답답하고 한국에 있는 엄마 생각뿐이 나질 않았어요. 학교에서도 슬프고 우울하니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옥자가 homesick 에 걸렸구나"
한마디로 향수병이라는데 참 마음이 슬프더라구요. 그렇게 오고싶어 온 유학인데 왜이렇게 엄마가 보고싶은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의 하루일과가 너무 단순하고 즐기기보다는 하루하루 정해진 일을 하는게 전부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나가서 놀자"였습니다. 사실 글로 쓰니 이렇게 단순히 해결책을 찾은것 같지만 슬픔에서 "나가서 놀자" 생각까지는 몇일이 걸렸어요. 그때까지는 아직 학교에서 부끄러움을 타는 중이라 활달히 생활하지는 않은것같은데 어느정도 노력이 필요하기에 같은 반 아이들에게 말도 걸어보자 라는 생각을 했죠. 때마침 타이완에서 온 "데븐"이라는 여학생이 새로 반으로 들어왔고 안돼는 영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도하고 서로 집이 어딘지 물어 보기도 했죠. 이렇게해서 저의 첫 외국인 친구를 만나게돼었습니다.
데븐은 30대정도로 보였어요. 그래도 외국에선 이름을 부르니 나이에 상관없이 친한 언니 같은 친구가 됐죠. 타이완에서 일을 하다가 영어를 배우러 3개월정도 영국에 왔다라고 했던것같은데 느낌에 남자친구가 배신을 때려 영국으로 마음치료 하러 온 언니 같았어요. 남자친구 이야기를 할때마다 얼굴이 심각해졌었거든요.. 저의 착각일까요? 이 언니에게 진심 궁굼했던게 왜 남자 이름을 가지고 있을까?? 그래서 물어봤죠.
나: 왜 남자이름을 가지고 있나요. 영어이름지을땐 더 이쁜이름 많을텐데.
데븐: 응 옛날에 티비에서 어떤 여자이름이 데븐이였거든 그래서 그걸로 지었어.
나: (어머나 세상에 도대체 뭘 보고있었던거니)
Davon은 주로 남자이름으로 쓰여요. 그래도 요즘은 유니섹스로 이름을 많이 지으니 상관없죠. 하지만 아직도 데븐이라고 불리는 다른 여자분들은 저친구 이외엔 이곳에서 만나지 못했답니다.
안녕, 나는 베이트리스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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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븐이 자기소개할때 자신의 영어이름을 내걸는걸 보니 저도 영어이름은 하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도서관을 가서 아기이름 책 을 뒤져보기 시작했죠. 아기이름책은 주로 매년 이나 몇년에 한번씩 발행돼는데 그해 잘 쓰여진 이름들이나 특이한 아기이름들을 모아놓은 책이예요. 이책을 자기 아이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저도 이책을 보고 저의 영국이름을 지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제이름짓는 기준은 듣기 이뻐야하고 낭만적이고 고급스러운 그런 이름이여야 했어요.
A부터 쭈욱 읽는데 음.. 별다른게 없네.. 하던차에
Beatrice 베아트리스 .. 오 베아트리스 !!
이이름은 마치 저를 위해 지어진 이름같았고 듣기에도 이쁘고 고급스러운 그런 공주풍 억양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때부터 저의 이름은 베아트리스 였답니다. 저에게있는 모든 책과 공책 첫 장에 저이름으로 도배했고 몇번이고 전자사전에 이름을 쳐서 발음도 들어 누군가 저에게 이름을 물어봐주길 기다리고 있었죠.
하루는 영국교회를 처음 가게됐어요. 나름 사람도 많았고 대부분이 외국사람이라 조금 서먹했죠. 옆에는 단발 곱슬머리를한 외국 남자분이 앉아계셨어요. 영국교회는 예배중간에 성도들끼리 서로 인사하는 시간이 있어요. 그때 그분도 저에게 몸을 틀고 말을 거셨죠. 쉽게 "곱슬남"이라고 칭하겠어요
Hello, how are you?
나: Im fine thank you. And you?
곱슬남: Im good too. My name is "곱슬남". WHAT"S YOUR NAME??
그렇습니다 여러분. 드디어 저의 새로운 영어이름이 빛을 바랄떄가 된거였어요! 부픈마음을 가다듬고 말했죠.
나: My name is 베이트리스.
곱슬남: Sorry??
나: 베.아.트.리.스
곱슬남: what?????
나: 베.아.트.리.스
곱슬남: 페어 ?? ( 웃김)
나: (숨고싶다) im Okja.
곱슬남:아 옥자 ! 나이스트 밋유.
Beatrice- 븨으ㅐ튜~리쓰 이게 나름더 정확한 발음입니다. 당연 그분은 저의 또박또박 한국식영어발음을 못알아들었죠.
베아트리스는 무슨.. 베아트리스로 3일산후 저는 베아트리스라고 적은 책의 앞장을 뜯고 옥자라고 다시 다 적었습니다.
나도못하는 발음으로 이름짓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