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가게에서 / 안해원
그것들의 시선은 고정되어 있다
멈추어 선 듯 유영하는 달리의 그림 속으로
길과 도시와 산과 나무는 형태 없이 섞여가고
시간은 느릿하게 주변에서 울럭거리고 있다
사랑하는 법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법
건강을 관리하는 법
좋은 결혼 상대를 만나는 법
즐겁게 일하는 법
부자가 되는 법
분침처럼 건조하게 굴러가는 눈알 무더기 속으로
빛과 어둠의 선을 따라 문자의 조각들이
광속으로 깡그리 주입된다
카톡 - 카톡-
인형들의 관절이 반응하고 동공이 수축한다
손가락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머리를 내밀고 희미한 세상을 두리번거린다
사람 같은 인형은 고가판매
사람 같은 사람은 품절
가게 주인 백 -
《작가노트》
모두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서로의 눈빛을 주고 받으며 대화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세상이 거대한 인형가게가 되어 버렸다. 뇌는 단순해지고 반응도 단조롭다. 기계는 이미 사람을 지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