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지 두 달이 다 돼 간다. 이사할 때마다 느끼는 바이나, 돈을 받는 이사업체(자)가 되레 갑이고 나는 전전긍긍하는 을이다. 나의 필요에 의하여 나의 의뢰로 방문하는 그들이 내게는 흡사 점령군으로 비춰진다. 요구자인지라 아무 말 못하지만 제발 내 살림에서 손 떼라는 말이 목젖까지 차오르는 것. 내 알기로 소비자가 먼저 바라지 않아도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부해야 하는 업종임에도 그러한 언급 따윈 없다. 카드는커녕 계좌이체라는 말에 손사래 치며 현금 선호를 알린다. 그렇다고 이것이 이사업체(자)에 대한 푸념 글은 아니다.
이사할 때마다 느끼는 바이나, 우리 일상엔 아직 미신이 배회한다. 손 없는 날의 존재를 처음 알았을 때 적잖이 놀랐다. 그날 이사짐을 옮기면 값을 더 치러야 한다는 것인데, 대체 왜? 수요가 있기는 하니 그날의 프리미엄(?)이 여태 존재하는 것이겠지. 그리하여 나는 부러 손 없는 날을 피해 이사한다. 현시에도 그것을 신뢰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그러나 기왕에 있는 것이므로 나는 미신迷信을 미신未信해 하며 주머니 사정을 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