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욕망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가마솥처럼 뜨겁다
바람 한 점 없는 숲 속의 작은 여인
고독하게 누워 있다
그녀의 윤기 나는 머리칼은 듬성듬성 빠져 있고 검붉게 말라간다
온몸도 누런 종잇장처럼 구겨져 간다
천 개의 머리칼로 만들어진 푸른 초원에서 함께 욕망을 불사르던
꿈 같은 세월에 울컥 목이 멘 그 사람
그녀 곁에 다가 가 새털 같은 머리칼을 어루만져 준다
그는 돌처럼 자신을 내려 놓는다
그녀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그녀의 눈으로 또다른 그녀를 바라본다
그런 천 개의 눈처럼
그녀의 아픔이 그의 아픔이 되는 순간
그의 욕망의 눈물이 그녀를 위한 사랑의 눈물로 변한다
이미배가 부르는 노래 '욕망'의 목소리 끝없이 들려온다
저기 시름시름 말라가는 풀잎 곁에서 그 사람 순례자처럼 엎드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