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미련한 사랑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푸른 새벽 노란 저고리에 흰 치마 입은 여인이 길가에 주저앉아 울고 있다
지나가는 한 젊은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가 왜 울고 있는지 묻는다
한참만에 그녀는 말문을 연다
아이들만 남겨두고 그 사람이 혼자 저 멀리 시골로 떠나갔어요
우수에 잠긴 그는 울고 있는 그녀 곁에서 차마 발길 돌리지 못하고 있다
그즈음 그는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그때 이후로 그는 그녀 곁에 수시로 찾아와 설레는 마음으로 서로의 입술을 받아들이곤 했다
그는 어느 날 그녀에게 묻는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녀는 옅게 미소 지으며 말한다
싫었다면 이제까지 입술을 주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때로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녀의 아이들이 옆에서 그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그는 그녀를 만날 때마다 누군가 그녀를 먼 곳으로 데려가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저기 길가 촉촉히 젖어 있는 개망초꽃 주변에 벌 한 마리 윙윙거리고 있다
숲 속에 JK 김동욱이 허스키한 목소리로 부르는 '미련한 사랑'이 끝없이 들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