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암호화폐와 심리학 이야기]는 코인판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다양한 투자 행위들에 대해 심리적으로 해석해 보는 시리즈 입니다. 특히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게 되는 기저의 심리현상에 대해 공부해 봄으로써 앞으로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맙시다... 의 취지의 시리즈 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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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조금 제목이 자극적이죠? 죄송합니다. 오늘 설명할 유명한 심리효과를 위해서 조금 자극적인 발언을 빌려왔습니다^^.
"(테더 스캠 걷어내면) 비트코인 가격은 80% 빠질수도 있다!"
미국 NYU 스턴의 유명한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교수가 테더 스캠설이 점점 가시화되자 (** 요약 - 작년 9월에 감사를 수행했던 프리드먼이 최근 테더와의 관계를 끊었다는 소식에 이어 몇일전에는 미국 연방 규제당국 중 하나인 '상품 선물 거래 위원회'가 빗피를 조사하겠다고 하면서 테더 스캠 가능성에 의한 시장 FUD가 커지고 있죠) 얼마전에 트위터에 ㅆ지른(?) 트윗이죠 ㅎㅎ
물론 오늘 글은 저 트윗이 사실이다 아니다 여부를 설명하려는건 아니고요, 저렇게 시장에서 제법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말도안되는 (또는 말도안되보이는) 가격 예측을 샤우팅했을때 시장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대표적인 심리효과 중 하나인 앵커링 효과 (Anchoring Effect, 또는 정박효과라고도 부릅니다)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앵커링 효과란, 사람들이 어떤 예측이나 판단을 할때, 처음 언급된 조건, 혹은 영향력 있는 소스에서 받아들인 정보에 얽매여 예측값이 해당 앵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심리현상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최초 습득한 정보에 몰입하여,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지 않거나, 이를 부분적으로만 수정(Anchoring and Adjustment)하는 행통 특성을 말하죠. (Anchoring Effect - Wiki)
대니얼 카너먼의 1974년 발표 논문인 "Judgment under Uncertainty: Heuristics and Biases"을 읽어보면 아주 재미난 실험이 하나 나오는데요, 실험 참가자들에게 각각 다음 두개 그룹의 계산을 빠르게 암산하도록 요청하고 결과값을 기록했습니다.
Group 1: 1 x 2 x 3 x 4 x 5 x 6 x 7 x 8
Group 2: 8 x 7 x 6 x 5 x 4 x 3 x 2 x 1
물론 실제 계산값은 둘다 40,320으로 동일하죠. 그런데 암산으로 요청한 추정값들을 모아 각각의 중간값을 계산해 봤더니 Group 1의 중간값은 512, Group 2는 2,250가 나왔습니다. 즉, 그룹 1의 경우 앞에 작은수가 먼저 있죠? 이게 앵커값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Group 1의 사람들이 얼추 추정하는 암산 값이 Group 2에 비해 월등하게 적게 예상하는 겁니다.
이 편향효과가 코인판에서도 자주 발생합니다. 예를들어, 11월 20일쯤에 어떤 한 코린이가 리플을 1월 4일에 3.8불에 매수했습니다. 완전 초 고점에서 물려버렸죠. 지금 이 리플은 1불까지 떡락했죠. 여기서 이 코린이가 존버중이라면 우리 뇌는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을겁니다. 바로 뇌에서는 이미 저 3.8불에 닻을 내렸기 때문에 여기에 손실회피성향까지 결합해서 향후 희망가격을 4불 이상으로 생각하게 되거든요.
또 다른 코린이가 있습니다. 이 코린이는 리플이 3.8불까지 올라가는걸 보고 "아, 곧 조정이 오지 않을까?" 하고 사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바로 며칠 후에 2.28불까지 떨어집니다. 그러면 뇌에 이미 3.8불의 닻이 내려진 상태에서 2.28불은 매우 싼 가격이라 생각해서 "설마 여기서 더 내려가겠어?" 하고 전 재산을 때려박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존버중이죠...
이 앵커링 효과는 특히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나 전문가 그룹이 나름의 예상가격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이게 크게 바이럴을 탈 때 이와 결합해서 매우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위와같이 "비코 가격은 테더 스캠으로 80퍼나 빠질수도 있음!" 하고 질러버리면, 사람들은 비코가 상승할만한 요인들은 필터링 되고 하락할 요인들만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즉, 저 시나리오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걸 합리화하는 정보들만 무의식중에 수집하게 되죠. 이렇게 정보를 편향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어느새 저 영향력 있는 사람의 발언은 앵커로 작용해서 보수적인 투자 패턴을 보이거나 패닉셀을 하는 사람들도 속출합니다. 즉, 앵커링 효과가 우리의 객관적 분석을 방해하고 편향된 분석으로 의도치 않은 투자결정으로 유도하게 될 수 있는거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편향에서 벗어나려면 지난 글에서도 강조했듯이 지금까지의 앵커들을 모두 포맷해 버리고 현재 시점에서 상승 모멘텀, 하락 모멘텀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내가 이 코인으로 과거에 100% 수익을 올렸거나 비코가 한때 2만불을 찍었었다는 등의 정보는 하등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시장에 얼마만큼의 유동성이 유입중인지, 유동성이 빠지거나 세력들의 조정수요를 이끄는 요인들에는 뭐가 있고, 거꾸로 이걸 반등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는 요인들에는 뭐가 있을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투자선택을 해야겠죠.
특히 많은 분들이 코인판에서 이 유동성이란걸 간과하거나 아예 고려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한 너무 시총 기준으로 판단하시는 분들도 많죠. 이건 나중에 별도의 글로 자세하게 풀어볼 계획인데요, 시장의 모멘텀을 볼 때 과연 큰 자금들의 유동성이 어디로 흐를지를 현재 시점에서 보는게 중요하지 과거 가격이나 시총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재 암호화폐들은 그 어느것도 아직 내재가치를 실현한 코인들이 전무하기 때문에 현재 수요는 거의 백프로 투자수요입니다. 즉 미래의 시세차익만을 보고 들어오는 수요들이죠.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100원하던 코인이 20배, 30배까지 가격이 뛰는거고, 그 유동성이 갑자기 사라지면 100만원 하던 코인이 순식간에 100원까지 추락하는것도 가능합니다.
오늘 시리즈도 마무리하면서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 이런 하락장 일수록 내 머리속의 장난에 휘둘리지 마시고 1) 본인이 판단한 코인을, 2) 잃어도 삶에 큰 지장 없을 만큼만, 3) 적당히 존버 할 수 있는 멘탈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