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주는 새벽 04시 반경에 일어나 출근후 오후 2시에 퇴근하는 근무로 오후 9시쯤 되면 다소 노곤함이 몰려옵니다. 그래도 하루를 가장 길게 사용할 수 있고 체질상 일찍 일어나는게 몸에 알맞아 가장 선호하는 근무 주기이기도 합니다.
하루중 가장 힘든 시간대가 퇴근후 집에 돌아왔을때로 대략 오후 3시쯤 되는데 대충 요기하고 나면 길게는 1시간, 짧게는 30분 정도의 시간이 남습니다. 알람을 맞추고 잠깐 눈붙이는 시간이 찰나의 순간으로 느껴지지만 저녁을 버틸수 있게 해주는 꿀맛같은 시간이란걸 새삼 깨닫습니다. 4시 반경에는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거든요.
맞벌이를 하는지라 일주일에 3~4일 정도는 제가 오롯이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특히 월요일은 학습지 선생님이 방문하는 날이지요. 아이를 마중하여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아파트 계단 통로 문에서 한글공부 선생님이 훅 나와서 좀 놀랬습니다. 공부시간은 30분 정도나 남았는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따라들어오더군요. 그리고는 서둘러 앉아 수업을 끝내고 갑니다. 물론 본인의 일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군요.
아이는 땀에 절어 머리는 산발이고 이제 막 돌아왔으니 손발이라도 가볍게 씻기고 옷좀 갈아입혀 한숨 돌리게 해주고 싶은데 그걸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에 실망이 되더군요. 아이 엄마 있을땐 눈치보면서 제가 있을땐 극진하게 대해주니 그러는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맘이야 그만 오시라 하고 제가 직접 가르치고 싶으나 그러기엔 여러 제약들이 떠오르고... 에혀~ 사는게 다 그런가 봅니다. ㅎㅎ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가요? 이젠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설겆이, 빨래등 집안 살림의 그 모든것들이 익숙해짐을 지나 그냥 원래하던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초기에는 적응안되어 멘탈 흐트러진 적도 많았던것 같고,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던 때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잠들어 있는 아이를 바라보면 "어이구 내 새끼~" 하며 씨~~익 하고 미소짓게 됨은 모든 부모님들께서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또 시간은 가는군요. 그리고 이렇게 짬내어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도 감사하네요. 또 새벽이 되면 전쟁같은 하루의 시작이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열심히 원화 채굴하러 고고씽 해야지요.
최근엔 공부까지 더 해야하는 진급의 압박이 있어 과연 할 수 있을까? 란 생각도 스쳐갑니다. 사실 고과도 나쁘지 않은데 지난 진급이후 아이 키운다는 핑계로 하나도 공부를 하지 않아 녹슨것도 사실이고, 그 문제로 인해 윗 상사가 살짝 눈치를 주는것 같기도 하니 해보는데 까지는 해봐야지요 뭐.. ㅎㅎ
2.
집에 오니 책상위에 필통이 놓여있는데 문구가 피~~식 하게 합니다. ^^
이걸 보고 딸아이에게
아리야! 아리는 공부 안해도 되? 어서 책을 펴야지! 라고 물으니
응, 안해도 되, 난 이쁘니까~~ 이러내요... ㅠㅠ
으으~응 그~래 알았다 하며 말문이 막히고 헛웃음만 쳤습니다.
3.
딸아이와 편의점에 가게 되면 한가지를 고르게 하는데 딱히 고를게 없으면 만만하게 집어드는 달걀모양 초콜릿 킨더조이 입니다. 아시다시피 달걀 모양 반쪽은 초콜릿, 나머지 한쪽은 장난감이 들어있지요. 열심히 뜯어 결국은 아빠에게 조립해달라 합니다. 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봐도 예쁜 모양이 나왔네요. 백설공주와 왕자님 인가요?
밑에 받침대는 뾰족한게 팽이같이 생겼습니다.
백설공주와 왕자님이 빙글빙글 돌며 왈츠를 추는 모습을 표현한것 같습니다. 이걸 완성하여 딸램에게 주었더니 한참을 흥얼거리더니 설명을 하기 시작합니다.
공주는 아리고! (아리는 딸아이 이름입니다)
왕자님은 아빠야~ (오 왠일?)
그럼 엄마는 없잖아? (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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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받침대야~~ (푸핫!)
아 이걸 녹화했어야 하는데... ㅋㅋ 역시 내 딸이야! 살아가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아는군 하며 웃었네요. 결국 엄마랑 있을때는 아빠는 방구쟁이, 똥쟁이 할거면서... (화장실에 볼일 보는 시간이 스팀잇 땜에 본의 아니게 늘었더니 별명하나 생겼네요. ㅋㅋ)
이제 저도 자러갑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일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