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털입니다.
지난 화요일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1년 조금 넘는 미국 생활을 마치고 나의 조국,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쁜 마음은 잠시,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 와이프와 아이들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혼자 육아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와이프와
아빠 없이 엄마랑만 지내야 하는 아이들
떠나는 날 비행기 시간은 오후 2시...
전날 잠은 왜 이렇게 안 오는지...
그날도 아이들이 학교를 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얼어나
밥을 안치고, 아침식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1년간 밥을 못해준다는 생각이 드니...
그날따라 더 열심히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밥을 먹고, 설거지도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까지 데려도 주었습니다.
학교 앞에서 헤어질 때..
큰 아들 녀석한테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아빠 오늘 한국 가는거 알지?’
‘엄마 말 잘 듣고, 동생들 잘 돌봐줘라!’
그날 따라 큰 아들도 갑자기 어른스럽게 변했습니다.
평소 장난치면서 말도 잘 안 듣던 녀석인데...
‘아빠 걱정말아요. 동생들 잘 돌볼께요’
이 말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뻔 했습니다.
4학년에 다니는 아들이 어느듯 생각보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 딸에게는
‘공주, 아빠 없어도 학교 잘 다니고, 오빠랑 동생이라 싸우지 말어!’
딸래미는 이날따라 샤크하게 변하더군요..
평소랑은 다른 딸의 반응이었습니다.
‘알았어..학교 늦으니 얼릉 가야되!’
울지 않으려고 그런거 같아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막내 아들은...
아빠가 진짜 갈 줄 몰랐었나 봅니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실감이 안났나 봅니다.
‘아빠가 너 학교 갔다 오면 집에 없어’
‘한국 갈꺼야!, 아빠가 돈벌어서 보내주면 맛난거 사먹어’
‘엄마말 잘 듣고,’
‘형이랑 싸우지 말고, 차 조심하고.’
이렇게 말하니...
갑자기 울면서 저를 꽉 안아 주더군요...
저도 눈물이 나는 걸 억지로 꽉 참았습니다.
평상시 같은 남자라고 안아주지도 않았던 막내아들이
사실은 정이 많은 녀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작별을 하고 집에 와서
혼자 남아 아이셋을 보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와이프가
갑자기 안쓰럽게 느껴져서...
대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빨래도 다 돌리고,
집에 마실 물이 조금 남아있어서,
근처 월마트에 가서 물 6박스도 사다 놓았습니다.
정수기를 쓰지 않아서 물을 사서 먹어야 하는데..
물을 사서 나르는 것도 여간 힘이 드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애들이 좋아하는 머핀과 망고도 많이 사 놓았습니다.
이것 저것 하다보니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
짐을 들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안그랬으면...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었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기러기 가족을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왜 가족이 떨어져 살아야 하나?..
솔직히 그런 경우를 보면 욕도 했었는데...
막상 저에게 이렇게 선택하는 경우가 생기니 기러기 가족도 하게 되더군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가장으로써 기러기로 살아가는 아빠들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자녀들을 위해서 하신 선택인 것을...
그리고
끝으로, 지금이야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자주 연락도 하고 얼굴도 불수 있어서 덜 힘들겠지만,
예전 우리내 어머니들이 아들내미 군대간다고 우셨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지금의 추억을 남기고자 쓴 미친털의 일기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님이 택배로 보내주신 큰 아들 초상화가 왔더군요..

그림을 본 기러기는 외로이 하늘에서 울고 있나 봅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스팀잇 이웃분들 오늘하루도 힘차게 보내십시요!
미친털 올림.
스팀잇은 나눔과 소통, 그리고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