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스나이츠방의 징징이들을 겪은 이후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몹시 회의적이 되었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제 생각을 써 보려 합니다. 개발자도 아니고 게임 제작자도 아닌 평범한 유저의 견해입니다.
블록체인 게임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려면 일단 사람들이 게임을 왜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는 전자오락은 그만 하고 공부를 좀 하라고 하셨죠. (무려 다 큰 자식에게!)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오락이라고 하지만 사실 게임은 미디어라고 봐야 합니다. 문학, 영상, 음악에 행위라는 요소가 결합된 미디어죠. 사람들이 미디어를 즐기는 이유는 그 안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달 받으며 무언가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최근 했던 게임은 '어쌔신크리드 신디케이트'라는 게임인데 스토리가 훌륭하고 산업혁명기 런던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게임에서 경험할 수 있기에 기꺼이 돈을 내고 게임을 즐기는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이오스나이츠를 게임으로 즐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오스나이츠에서 얻는 재미는 무엇일까요? 성장하는 캐릭터? 아이템 수집? 가능하다고 봅니다. 캐릭터 키워가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런데 경제 요소가 이것들을 한 방에 무너뜨립니다. 이오스로 현질을 하면 캐릭터와 아이템 성장은 금방입니다. 컨텐츠가 고갈되죠. 소위 말해 만렙이 되고 더 할게 없어지는 셈입니다. 모두가 만렙에 가까워질수록 더 큰 문제는 판매하려는 재료와 아이템 공급이 과다해지는 겁니다. 새로운 유저가 유입되어야 하는데 이오스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으면 게임을 즐기기 어려우니 쉽지 않습니다. 소위 말해 빠르게 고인물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즐길 거리가 없어 재미도 없어질 뿐 아니라 재료와 아이템 판매 가격도 떨어집니다. 공급은 넘치는데 살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오스나이츠의 궁극적인 재미인 '수입'이 저조해지면서 재미는 더욱 없어지지요. 손해를 본 사람들과 기대했는데 실망한 사람들은 욕을 하게 됩니다.
이오스나이츠 뿐 아니라 스팀몬스터와 요즘 핫한 마약전쟁까지 다단계로 밖에 안 보입니다. 결국 나의 이익은 누군가의 손해, 나의 손해가 누군가의 이익으로 이어지지요. 컨텐츠 자체를 위해 돈을 써야 하는데 그렇게 할만한 동기가 안 보입니다. 현질을 유도하는 모바일이나 PC 게임을 잘 보세요. 멋진 일러스트의 캐릭터 수집이든 점수에 따른 명예든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무엇과 현질을 유도합니다. 이오스나이츠는 미래에 예상되는 수입 외에는 없지요. 그것을 지탱하는 것은 미래에 유입될 유저의 소비 외에 없고요. 수입에 대한 기대를 제외하고 어떻게 컨텐츠 자체로 소비하게 만드냐가 게임의 생존을 좌우할 거라 봅니다. 그런데 그런 게임을 왜 블록체인에서 해야 하지요? 스마트폰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데요. 블록체인 게임의 성공은 지금까지 있었던 게임의 성공보다 훨씬 어려운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