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이에게 , 미안
VOL.12
안녕 수현아.
어제는 삼촌이 놀러왔써. 오랜만이라 수현이가 기분이 엄청 좋은것 같더라. 번개맨 망토도 두르고 여기 저기 뛰어 다니는 널 보니 아빠도 기분이 좋았써.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가 수현이가 아빠한테 짜증도 많이 내고, 아빠도 수현이한테 짜증을 많이 내네.. 어제도 삼촌이랑 보쌈을 먹고 내려오는데 너무 더워서 계단으로 내려왔거든. 그런데 계단 난간이 너무 넓은거야 지하2층까지 다 내려다 보이고 수현이 몸이 쏙 들어갈것 같더라고. 그래서 아빠가 아빠손 잡고 내려가자고하니까 수현이가 기분이 안좋아젔는지 또 계단에 앉아서 때를 쓰기 시작했써. 요즘 수현이가 때를 쓰면 막 소리를 지르고 아빠를 때리는데 너무 안좋은 습관이라서 아빠가 수현이 손을 꽉잡고 많이 혼냈단다.
아빠도 아직 크는 중이라서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아. 나도 아들을 키워본건 처음이거든. 물론 너도 아빠 아들인건 처음이겠지만. 아빠가 조금 양보하고 수현이 하고싶은거 다 시켜주고 싶은데 수현이가 다칠것 같으면 나도 모르게 화가나서 소리를 지르게 되네. 너무 미안해. 다음부터는 수현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차근 차근 잘 알려주고 타이르도록 할께.
다음주는 아빠의 여름휴가니까 아빠랑 많이 놀고 조금만 싸우자. 엄마가 요즘 힘드니까 엄마 한테 일주일 휴가를 주고싶어서 여기 저기 찾아보고 있써. 수현이 너무 잘크고 있고 요즘 너무이뻐. 크는게 아쉽다. 하지만 쑥쑥커서 아빠만 큼 크면 아빠를 조금 이해해 주겠지.
못난 아빠가.
PS
- 매일 쉬도 때도 없이 나가자고함.
- 나가서 슈퍼나 편의점에서 과자, 젤리, 주스를 사달라고 조르고 안사주면 바닥에 누워서 소리를 지름.
- 혼내다 가도 마음이 약해저서 다시 사줌. 아... 이러면 안되는데
- 날씨가 너무 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