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프리즘오브PRISMof>에서 찍어 주셨습니다
여기서는 자기소개를 하고 시작하는게 예의라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력서를 수백번 넘게 썼는데도 자기소개는 항상 힘드네요.
자기소개가 힘든 이유 중에 하나가
우리가 늘 변하는 존재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외모도, 생각도, 심지어는 성격도
조금씩 조금씩 변하는데 잘 알아채지 못하죠.
가끔 제가 몇 달전에 쓴 글만 봐도 깜짝 놀랄 때가 있거든요.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는
"미래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는 질문에
"10년 후에 무엇이 변할지 생각하지 말고, 무엇이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죠.
대단히 비즈니스적이면서도, 대단히 인문학적인 대답이라고 생각해요.
세상도, 환경도, 사람도 늘 변화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변치않는 뿌리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물방울같은 사람은 흔치 않죠.
말이 쓸데없이 길었네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 저의 변치 않는 부분은 무얼까 생각해보면,
늘 배우고, 생산적이어서, 세상에 저만의 쓰임이 있고,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싶은 사람입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하면, 아주 아주 자유롭고 싶습니다.
너무 추상적이라서 전혀 감이 잡히지 않으실 거 같아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느냐면
현재는 글을 쓰고 있고, 리드모라는 전자책 독립출판사를 차려서
인문학, 소설 콘텐츠를 만들어 온라인을 이용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문학 중심의 온라인 전용 독립출판사라고 생각하면 편리할 거 같아요.
이렇게 독립한지는 1년 정도 되어가고요,
전에는 브랜드 컨설팅 회사, 주방용기 회사, 게임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 IT 대기업 등등을 다니며
주로 브랜드 개발 및 관리와 소셜 미디어 마케팅 일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러 기업을 돌아다니며 일을 해봐도
제 마음을 정착 할 만한 곳은 찾지 못했습니다.
나름대로 훌륭한 복지와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거대한 조직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답답한 소통과
조직의 효율을 위해 조직화된 모듈 안에 저를 맞추는 게 몹시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여유 시간에 친구와 함께
인문학 이야기를 하는 <인문잡지 글월> 사이트를 만들어
<예나 지금이나 - 100년 전 신문으로 읽는 오늘의 인문학>이라는 책을 함께 썼습니다.
저는 주로 기획을 맡았지만 이를 계기로 점점 글쓰기로 방향을 틀게 되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 박성호, 박성표 공저 / 그린비
IT 기업의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서 리디북스에서 헬로월드 시리즈로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테슬라, 애플, 에어비앤비, 알리바바의
재미있는 창업 스토리를 짧은 책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문학과 만화에도 관심이 많아서
<월간 그래픽노블>에서 약 1년간 편집장으로 참여하기도 했구요,
2017년 리드모를 설립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소설과 인문학 콘텐츠를 쓰고 있습니다.
제 관심사는 주로 인문학 - 문학, 예술, 역사 등 - 이지만
인문학은 결코 고리타분하거나 죽은 지식이 아니라,
우리 삶의 맥락 속에 늘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맥락을 쉽게 잡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리고 인문학에 워낙 '전통'이라는 이미지가 박혀 있어서 그런지
온라인 플랫폼에 맞춰 인문학 지식과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게
아직은 많이 뒤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부분을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간단하게 쓰고 싶었는데 또 이렇게나 혓바닥이 길어져 버렸습니다.
이래서 자기소개는 쉽지 않은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제 소개가 흥미로우셨다면
10년간 다섯번 이직한 커리어와
끝내 대기업을 퇴사하며 제가 생각하는 일에 대해 쓴 에세이를 소개해 드릴게요.
특히 30대 직장인 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책이니,
한 번 읽어 보셔도 후회 없을 겁니다 :-)
<출근에서 탈출하다 - 대기업 퇴사에서 1인 출판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