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곳에서 잠을 청하는 건 오래도록 눈을 감고 있어도 일찍 깨는 법인거 같다. 강촌 스타밸리 펜션에서도 그러했다.
체크아웃 시간은 열한시였고, 아침 여덟시에 일어나 씻고 준비하기전 날씨부터 확인해보았다.
커텐을 열어보니 눈이 내리고 있어 어느새 나무 데크를 하얗게 덮고 있었다.
01 강촌 스타밸리 펜션에서의 출발
떠나기전 허기진 배를 조금 다스리기 위해 전날 숙소오기전 CU편의점에서 구매했던 누가 비스켓 사실 이 누가 비스켓을 구매하기 위해 대만여행도 가고 싶었던 나인데, 한국에서 단돈 삼천원에 만날 수 있어 반가울 따름이었다.
누가비스켓은 기온이 따뜻해지면 쫀득쫀득하지만, 기온이 낮아지면 굳어 비스켓과 동일한 식감이었다.
딱 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바쁜 아침이라 패스!
별하나 방에서 벗어나자말자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을 밟게 되었다. 부산에 살고 있어 사실 눈내리는 광경을 잘 볼 수 없었는데, 강원도에 와서 이렇게 눈내리는 것도 보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어느새 춘천 산기슭도 점점 하얀색으로 물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02 인제 자작나무 숲
강촌 스타밸리 펜션에서 인제 자작나무숲까지 거리는 한시간 반 정도 걸리는 것 같았다. 가는 중간에 눈발이 더 거세지는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날씨가 컴컴해서 안전 운전에만 신경썼다.
인제 신남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표지판을 보니 말장난 같아서 여행하는 이곳이 귀엽기도 했다.
곧 도착한 인제 자작나무숲 정식 명칭이 원대리 자작나무숲인지,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인건지 모르겠지만 주차장도 넑직해서 여유롭게 주차할 수 있었다.
시작하기전 어떤 아줌마가 아이젠 호객행위를 하고 계셨고, 집에 아이젠이 많기 때문에 사진 않았다. 아무 장비 없이 어그부츠입고 패딩입고 산을 타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그부츠로 산에 오르는 건 괜찮았다.
부산에서 이정도 쌓여있는 눈을 보는 건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오르는 내내 신기했고, 온통 새하얀 세상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산에 오르면서 겨울왕국 주제가를 흥얼거렸고, 눈도 한번 머리 위로 날려보았는데 장갑이 없어서 손이 진짜 얼것만 같아 두번다신 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오빠랑 여행갈까? 였던가 .... 자작나무숲까지 1km면 갈수 있다고 했는데 누가 그런 개똥같은 소리를 했는지, 산에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쌓인 눈은 깊었고, 발이 푹푹 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골짜기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덜 추운 느낌이 들었다.
한시간 가량 걸었을까? 드디어 자작나무 숲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그동안 얼마나 남았는 지에 대한 정보만 있었지 직접적인 자작나무 숲 알려주는 표지판이 없어 정처없이 걷기만 했는데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눈과 함께 풍경을 그린 이곳은 마치 정상에 오른 등산객을 위한 자연의 선물임이 틀림 없었다. 구슬땀에 대한 답례로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자연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마치 영화 포스터 처럼, 또는 영화의 한장면처럼 겨울 자작나무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은 서른 살 내 인생의 세로획을 그어주는 선만 같았다.
내려가는 길, 무슨 표지판인지 모르겠지만 쌓인 눈에 지나가는 등산객이 한줄 글을 써놨다. 2017 같이 갑시다. 올해와 같이 새해에는 편안히 가자는 건지 아니면 2017년도 또한 옆사람과 함께 가자는 건지 의도는 알수 없지만 좋은 말인거 같았다.
03 강원도 인제의 밥상, 백담순두부
등산을 해서 배가 너무 고팠다. 왕복 두시간 반을 허기진 배를 움켜 쥐고 오르고 내렸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속초로 가는 방면으로 음식점을 찾았다. 강원도 인제는 황태가 유명한가? 할 정도로 황태집이 많이 나왔는데, 순두부로 차가운 몸을 녹이고 싶어 방문한 집이 백담 순두부였다.
들어서자말자 난로인지 뭔지 알수 없지만 시골할머니집에 와있는 기분이 들었다. 평일 점심때가 지난 세시경이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들어서는 순간 도시에서의 브레이크타임이 있는 건지 의문도 들었지만 아주머니 두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메뉴는 가격과 함께 소박했다. 순두부 정식과 황태구이정식을 주문했다.
사실 순두부를 싫어하는 일행이고, 황태구이라는 걸 처음 먹어보는 나였기에 별 기대하지 않았지만 음식이 나온 순간 허겁지겁 먹기 바빴다. 건강한 맛이 바로 이것인거 같았다. 건강한 맛이라 해서 간이 덜되어 있고 그러한게 아니라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가 차려주는 밥상같은 밥상이었다.
순두부를 싫어하는 일행은 순두부에 밥을 말아먹었고, 나는 황태 남은 한점까지 먹어해치웠다.
특히 깻잎절임은 포장해서 부산에 들고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04 속초 하늘정원과 포켓몬고
인제에서 이제 속초로 향하기 시작했다. 미시령 터널을 지나자말자 펼쳐진 하늘은 터널지나기전 어둑했던 하늘과 전혀 상반된 모습이었다. 하늘은 드높아 창문을 열어 설악산을 보는 데 장관이었다.
이 모습을 강원도에서 군복무중인 친구에게 전했더니, 드디어 신세계로 진입했네라며 답했다.
그 와중 속초에 진입하여 포켓몬고를 실행하였는데 차에서 바로 잡았다. 부산에서 아무리 실행해도 허허들판밖에 없었던 게임이 여기 속초에서 나에게 잡는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동해바다를 한눈에 담기 위해 바다정원 카페로 왔다. 여기에서 동해바다를 닮은 푸른빛의 라떼를 마실 수 있는데, 일행이 ICE가 아닌 HOT을 주문해서 푸른빛의 라떼가 아닌 까만 컵에 담겨있는 라떼를 마셨다.
맛은 굉장히 독특했다.
커피향보다 은은한 유자향?이 강했던 라떼였다.
창가석은 이미 만석이라 실내에서 차가운 몸을 데우고 테라스 밖으로 나와보았더니 정말 바다의 정원을 볼 수 있었다. 푸른 하늘과 에메랄드빛의 바다를 배경으로 여러 조형물이 아기자기 있는 모습.. 꼭 동화책의 삽화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사진 촬영하기엔 너무 어수선했다. 꿋꿋히 두어장만 찍고 다시 길을 나섰다.
05 양양 낙산사
포켓몬에 빠져 정신줄 없던 나는 일행이 이끄는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바로 양양의 낙산사
주차하는 데 삼천원인가? 그정도 현금으로 주어야 한다. 너무 추워서 둘러보는 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는데 기본 삼천원이라니.. 거기다가 입장료도 인당 삼천원씩 받는다.
꽤 넓은 사찰이었는데, 매서운 바닷바람에 홍련암 주변만 걷고 돌아왔다. 그와중에 꾸준히 포켓몬고를 했는데, 이런 조형물 또한 포켓몬 성지로 보여서 반 정신이 나간줄 알았다.
아무생각없이 바다를 바라 보며 셔터를 눌렀는데, 휘몰아치는 파도가 아찔하기만 했다. 파도가 치지 않더라면 너무나 조용하고 평온한 바다 같은데....
06 물치항 회센터
바다에 왔으니, 당근 회는 빠질수 없는 먹거리중의 먹거리임이 틀림없었다. 일행과 통한것이 바로 저녁메뉴, 회였다.
숙소로 향하기전 숙소에서 먹을 회를 준비하기 위해 물치항활어회센터를 찾았다.
사실 가는 중간에 활어센터가 더 있을법도 했지만, 초행길이라 네이버에서 양양 회센터를 검색하였더니 물치항 회센터가 나왔다.
비교적 실내는 깨끗했고 1층에 사람이 많았다. 2층도 동일하게 활어를 팔고 있었지만, 그냥 사람이 많은 1층을 택했다. 뭐 앞이라서 서비스도 주겠거니 해서 찾았는데, 블로그로 세형이네에서 서비스를 많이 줬다해서 세형이네 방문하였는 데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옆집 아줌마가 호객행위하길래 갔더니... 우리 바가지 쓴거 같았다.
상추 네장주고 삼천원에 받다니.... 너무했어요 아줌마.... 어처구니 없어서 가게 이름도 기억안나네....... 아무튼 세형이네 왼쪽 옆집........
07 양양 사계절 온수 펜션, 초록수채화펜션
물치항에서 숙소까지 또 한시간 정도 거리가 있었다. 굽이굽이 산길로 들어가는 길이라 그런지 뱅글뱅글 돌아가는 구간이 많았다. 어느덧 날이 저물고 있었고 숙소에 주차를 하니 일곱시도 안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밤하늘의 별이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환하게 켜져 불을 밝힌 펜션, 어디 외국에 있는 주택에 연말을 장식한 곳 같았다!
이곳 또한 네이버 지도에서 펜션 하나하나 클릭해보면서 찾았는데, 관리하시는 분이 블로그도 하시고 인스타그램도 하셔서 펜션에서 즐길거리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수채화 2번방이었나? 주중 숙박은 9만원인데, 주말은 12만원이었던걸 기억한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방은 한칸인데 넓직하고 캡슐 커피머신도 있고, 온수매트도 있는데 우리방 온수매트 조절기는 A/S맡겼다고 한다. 대신 보일러 온도를 더 높여주었는데, 자다가 실내가 건조함을 많이 느꼈다.
이곳의 매력 중의 하나가 바로 사계절 온수풀장아 아닐까 싶다. 겨울 강원도 산골짜기 어디에서 수영을 하겠나, 바로 이곳 초록 수채화 펜션에서 나혼자 물질하였다. 꼭 비닐하우스같기도 한데, 신기한점이 돔형식이라 오픈하면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수영할 수 있단 것이다. 하지만 너무 추운 겨울임으로 오픈할 수 없어 아쉬웠다.
물치항 회센터에서 구매한 3만원짜리 횟거리와 3천원짜리 쌈채소....하..... 세형이네 왼쪽 옆집 아줌마 진짜 저주할꺼에요. 다시보니 열받는 양.. 기다리더라도 세형이네를 갈껄 그랬어....
하지만 활어라 그런지 식감이 싱싱하고 회에서 단맛이 느껴졌다. 술술 들어가는 술들과 싱싱한 회 그리고 도깨비!
밥도 먹었겠다, 술도 먹었겠다 본격적으로 별을 보기 위해 열한시쯤 밖으로 나왔더니 흐려진 날씨 때문인지 수많은 별을 볼 수 없었다. 반짝임조차 없어 속상해하고 있는 찰나에 펜션에서 지내는 고양이들인지 모르겠지만 새끼고양이들이 다가와서 애교를 피우기 시작했다. 따라오라는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안따라가면 다가오고 따라가면 길을 안내하고 요상한 녀석들이었다. 결국 고양이들의 귀여움에 못이겨 남아 있는 세꼬시 세점을 주었는데 요망하게 잘도 받아먹는 녀석들
그렇게 둘째날도 저물어 갔다.
부산에서 강원도 2박 3일 한겨울의 혹한기 여행
1일차 춘천 남이섬, 메이플가든 닭갈비집, 스파벨리 펜션
2일차 인제 자작나무숲, 백담순두부, 속초 바다정원, 양양 낙산사, 물치항 회센터, 초록수채화펜션
3일차 강릉 형제칼국수, 바로방, 대관령 양떼목장, 포항 죽도시장 동남회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