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들이 많아서 문화생활을 통 못했던 요즈음. 그래서 들어오는 영화 시사회도 거의 다 고사 했었는데요 ㅠㅠ 꼭 보고 싶었던 감독의 신작이 시사회 티켓으로 들어와서 이번엔 아무리 바빠도 보고 와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게 바로 12월 27일에 개봉이 예정되어있는 장준환 감독의 [1987]이었습니다. 시사회는 저번 주 목요일 저녁, 용산CGV에서 열렸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연출자가 다름 아닌 장준환 감독이었기 때문입니다. 장준환 감독은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지구를 지켜라]를 만든 분입니다. 당시 파격적인 작품성으로 국내외에 극찬을 받았지만 최악의 마케팅으로 흥행에 참패한 비운의 영화였죠. 그런 점에서 그의 신작 [1987]은 ‘이번에도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을 선택했을까’란 궁금증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다행히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영화 관람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제 생각을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대중성에 신경을 쓴 모습이 굉장히 여러 장면에서 연출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상은 영화내용에 대한 엠바고를 따로 요청하셨기 때문에 직접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사회 당일 방문한 용산 CGV는 개인적으로 지난 여름 [덩케르크] 관람 이후 오랜만에 와보는 곳이었습니다. 그때는 용산CGV에서 국내 최대의 아이맥스가 개장되었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몇 달 만에 다시 들려보니 그때에 비해 상당히 안정화가 되어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아이맥스 오픈뿐만 아니라 용산CGV내의 모든 영화관이 리모델링을 막 끝낸 상태였죠.
저번과는 다르게 한 가지 눈에 띄었던 건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로봇으로 유명한 ‘페퍼’가 용산CGV내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이 페퍼가 7000대 이상이 팔려나갈 만큼 로봇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까이 가서 이것저것 만져보니 한국어버전으로 패치가 이루어져있는 상태였고, 영화관의 특성에 맞는 몇몇 기능들이 탑재되어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보완해야할 점이 군데군데 보였지만, 십수 년 전 IT시대가 도래했을 때의 로봇에 비하면 정말 괄목할 수준의 자연스러움이 엿보였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의 로봇은 이보다 더 사람같이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겠죠.
페퍼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올해가 끝나기 전에 용산CGV를 방문하면 될 것 같습니다. (10월 무렵부터 소프트뱅크 측과 계약을 하고 페퍼를 데려왔는데 그 기간이 2개월이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페퍼 체험을 끝내고. 제가 간 시사회는 감독GV시사회였기 때문에 영화가 끝난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과정, 에피소드들에 대해서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유의미한 시간들이었죠. 그중에서 하나 기억에 흥미롭게 남았던 건 배역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포털사이트에 [1987] 등장인물 세션을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민주화 인사들을 일부러 악역에 배치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월 민주항쟁의 대미를 장식했던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이 안기부장 역으로, 민주화 운동 때 앞장선 것으로 사진까지 큼지막하게 나와 주목을 받았던 우현이 치안본부장 역으로 열연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어떤 분이 무슨 의도로 그런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는데, 감독의 답변은 ‘연배가 많은 분들이라 좋은 역할을 할 배역이 없었다’로 돌아왔던 것이죠. 장내에 웃음이 일은 답변이었지만 어쩐지 진실은 저 너머로 흘러가는 듯 했습니다ㅎㅎ
[1987]의 개봉일은 12월 27일로 예정되어 있고 김윤석, 하정우, 김태리, 유해진, 박희순, 이희준이 주연으로 영화에 등장합니다. 특히 현장에서 김윤석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기대를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는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엠바고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개봉 당일 정도에 맞춰서 업로드할까 생각중입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으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