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의 독후감 이벤트 글을 보고 얼마 전에 읽었던 「진주 귀고리 소녀」라는 책으로 참가해 봅니다.
이 책을 언제 샀는지.. 기억 자체가 없는 걸 보니 꽤 오래 전에 구입한것 같은데 왜 옛날 전공서적 사이에 끼어서 봉인되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책 표지를 보는 순간 이유도 모르고 빨려 들듯 책을 읽기 시작 했죠.
이 소설은 모르더라도 표지의 명화는 다들 본적이 있으실 겁니다.
네덜란드의 화가인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 「진주 귀고리 소녀」인데, 네덜란드에서는 해외 전시조차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국가적 보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북유럽의 모나리자 라고도 불리운다네요.
모나리자와 마찬가지로 이 소녀가 누구인지는 전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또한 화가인 베르메르도 마찬가지로 전해오는 정보가 거의 없는데, 아내와 장모 그리고 무려 14명의 아이들(!!!!) 과 살았다... 정도랍니다.
이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림 한장과 화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화가인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간 순박한 그리트 라는 소녀 자체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돌려 나를 바라보며 그 빨갛고 촉촉한 입술을 살짝 벌려 뭔가를 얘기 하는 듯한 소녀에게 순식간에 빠져 들만큼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가 펼쳐 집니다.
처음에는 허드렛일을 하는 하녀였을 뿐이지만 색에 대한 영감과 재능을 인정 받아 그림을 그리는 것을 돕는 역할을 맡게 되고 베르메르는 그리트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빠져 들어갑니다.
그리고 결국 아내의 진주 귀고리를 걸고 작품의 모델이 되기 까지 하는 과정에 베르메르의 아내 카타리나의 질투와 맞물려 이야기는 급박하게 전개되죠.
이 소설이 더욱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그리트와 베르메르, 그리고 카타리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자체도 굉장히 재미있지만 마치 17세기 네덜란드의 델프트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듯한 탁월한 묘사와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는 베르메르의 실제 작품 들 덕이었습니다.
덕분에 베르메르 라는 화가에 대해 관심까지 생기게 되었네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진주 귀고리 소녀의 얼굴을 바라봤습니다.
화가를 바라보는 이 눈빛에서 상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없이 슬퍼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관능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반대로 아무 감정이 없는 표정이기에 이렇게 여러가지 감정이 대치되어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죠.
알 수 없는 표정의 명화 한 장에서 이런 멋진 캐릭터와 이야기를 만들어 낸 트레이시 슈발리에 라는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