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인간극장을 위해 과거를 회상하다가 문득 가난 때문에 헤어진 옛날이 생각났습니다ㅎㅎ그래서 이번포스팅은 편지를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이노래와 함께 보면 더 좋을 것같아요~
(녹색지대 - 준비없는 이별)
전 여자친구야 잘지내지? 요즘 봉사와 과로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고나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좀 가지기로 했어. 가난했던 어린시절부터 쭉 돌아보다 보니까 너의 추억에서 딱 막히더라.
가난 했던 나랑 사귀어줘서 정말 고마웠어. 난 항상 연애를 하면서도 미안했어. 그리고 너가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한옥마을 같이 못가서 미안해. 숙박비랑 기차표 알아보니 8만원이 넘더라ㅎㅎ 나는 물론이고 우리집에 그런 돈은 없었거든.
그리고 기념일 마다 미안해. 특히 우리 200일에 물류 상하차하고 받은 7만원이 전부였는데 그마저도 어머니에게 5만원 드려서 2만원 밖에 안남았었지. 맛있는곳 데리고 가고 싶었는데 미안해.
그리고 기념일마다 미안했어. 너는 늘 나에게 선물과 편지를 줬지만 난 편지밖에 못줘서 미안해. 너가 쓰는 립스틱 사주려했는데 5만원이 넘더랑..ㅎㅎ 다른 남자친구들처럼 선물사주지 못해 미안해
멋진 남자친구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해. 맨날 같은 청바지만 입고 나가서 미안해. 티셔츠는 몇벌 있는데 바지는 비싸서 못사겠더라구.ㅎㅎ
파스타 같이 못먹어줘서 미안해. 나도 사실 파스타 같은 면 좋아해. 돈 없다고 하면 너가 사줬겠지만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것 같아. 그리고 나 사실 너처럼 영화도 좋아해. ‘1년뒤면 TV에서 볼텐데 뭘’ 이라고 넘겼지만 사실 영화관 가서 보고 싶은 영화가 많았어. 그래서 ‘출발 비디오 여행’도 즐겨봤는데 영화관 가자고 할까봐 말 못했어ㅎㅎ
하루 10시간씩 알바 하면서도 맛있는거 못사줘서 미안해. 학자금도 그렇고 우리집에는 내 알바비가 필요한 일들이 많았거든.
연애하면서 남자친구랑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많았을 텐데 미안해. 돈 없는 내 눈치보게 해서 미안해.
간짜장이 더 맛있다는거 알려줘서 고마워. 햄버거 단품보다 햄버거 세트가 더 맛있다는거 알려줘서 고마워. 그리고 마지막까지 ‘가난’때문이라고 직접 말 안해줘서 고마워. 너의 소중한 젊은 시절을 나 같은 가난한 사람이랑 함께해줘서 고마워. 맛있는거 많이 사주고 혼자라면 볼 수 없던것들 가질 수 없던것들 가지게 해줘서 고마워.
난 이제 어느정도 먹고살게 되었어. 집안 사정도 좀 나아졌고, 나름 우리나라 10대기업에 취업했어. 잘나가진 않지만 스티밋이라는 공간에서 베풀면서 어느정도 인정도, 응원도 받고 있어.
과거의 나를 돌아보다가 문뜩 고마움에 편지써봐. 나 같은 사람이랑 만나줘서 고마웠어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