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회사는 요즘 진급발표 기간이다. 간부사원부터 사원급까지 모두가 진급이라는 단어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그리고 오늘 발표가 났다
나는 진급차수가 아니라서 진급과 관련이 없는데도 긴장이됬다. 나의 사수라 할수있는 바로 옆자리 선배가 진급차수이기 때문이다. 이미한번 진급누락의 쓴 맛을 본 선배는 유난히 진급에 목말라 보였다.
오후 3시쯤 사무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진급이라는 단어들이 날라다니기 시작했다. 회사 포털에 진급발표가 게시된것이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게시판을 눌러서 선배의 이름을 검색했다.
그의 이름이 없었다
진급자 명단에 그의 이름이 없었다. 작년에 없었기에 올해는 반드시 있어야하는데 없었다. 아.. 너무 당황스러웠다. 매니저님이 인사평가를 좋은점수로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한 선배인데..
자기 일도 아닌데 나의 일을 도와준 선배인데..
짧은기간 부문장님이 너무 여러번 바뀌어서 챙겨주지 못한걸까..
여기저기서 '진급,진급'거렸지만 선배는 게시판을 누르지 않았다.
긴장한 기색이 역역했다.
발표가 난걸 알면서도 누르지 않는 그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역했다. 어떤 기분일까. 얼마나 떨릴까. 이미 떨어진걸 아는 나는 그의 눈치만 보고있었다. 마음이 너무 안좋았다. 그리고 내가 잠깐 한눈을 파는사이 그는 게시판에 들어갔다. 몇번의 클릭질과 몇번의 키보드소리.
딱 10초였다
딱 10초였다. 그의 기분이 천국에서 지옥까지 떨어지기까지 걸린시간. 선배의 얼굴이 새빨게졌다. 혼자 조용히 욕을 하는것만 간간히 들렸다. 누구를 향한 욕인지는 모르겠다. 자신의 노고를 인정해주지않는 회사를 향한 욕인지, 인사평가 점수를 낮게준 팀장님을 향한 욕인지, 자기 자신을 향한 욕인지..
그리고는 휴가를 쓰고 집에 가버렸다.
직장인과 진급
나는 아직 2년차 신입이라 진급하는 기분, 혹은 떨어지는 기분을 모른다. 진급이라고 해봐야 군대에서 이등병에서 일병, 일병에서 상병,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한것 밖에 없으니...(+스티밋 명성도up까지)
직장인에게 진급은 어떤의미일까..
진급을 하면 뭐가 좋을까?
우선 회사가 나의 노고를 인정해줬다는 성취감이 들것이고 월급도 올라간다.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나와 동급이었던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간다. 결국 직장인들에게 진급은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고 보상을 받으면서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간다는 의미인것 같다.
이런것을 못했으니 휴가를 쓸만하다. 그리고 글을 쓰며 든 생각인데 선배는 진급의 혜택을 누리지 못해서도 화나겠지만 남들이 하는데 내가 못했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 같은것도 있을것 같다.
진급을 해야 성공한 삶인가
지난번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내 주변에는 만년대리들이 많다. 그들의 인성은 정말 좋고 아래사람들에게 합리적으로 대하기로 유명하다. 반면 빠른진급을 하는 이들은 늘 뛰어다니고 화를내고 흥분한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진급하는이들 혹은 높은자리에 있는 이들 대부분이 그렇다.
사실 오늘은 어떤 거창한 이야기나 교훈을 위해 글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좀 안타깝다.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는집단이고 그렇기에 남들을 밟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특히나 유통회사 그중에서도 영업관련업은 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고 배려하면 순식간에 뒤쳐진다. 적어도 우리나라 10대기업이라는 우리회사는 더욱 그렇다.
많이 안타깝다. 뒤처지지 않기위해 늘 눈치보고 윽박지르고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내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틈에서 만년대리로 살지 진급을 위해 뛰어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나.
사회생활, 그리고 부양해야할 가족이 없는 애송이의 사춘기같은 쓸데없는 걱정인것일까.
왠지 오늘 퇴근길은 출근길 같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