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저를 유난히 잘 따르던 후배직원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후배는 제게 부탁할 일이 있다며 식사를 하자고 했고
식사자리에서 제게 자신의 주례를 서 주기를 요청하였습니다.
'헐~ 내가? 이 나이에 주례를?'
당시 저는 아직 40살도 되지 않은 나이였기에 당연히(?) 거절했습니다.
뭐 요즘이야 워낙 파격적이고 다양한 예식방법이 등장하여
지금 제가 주례를 선다면 머 나름 이상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요.. ^^;;
여튼 계속 서 달라는 부탁을 요리조리 다른 말로 돌리고 결국
결혼생활에 정말 도움이 될 글을 써주는 것으로 그 자리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후배의 결혼식 날
편지 한 통을 주었습니다. 저의 노하우라면서요.
그리고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결혼 2년차가 된 후배와 다시 만난 식사자리에서
제게 후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팀장님 덕분에 아내와 사랑하며 정말 잘 살고 있습니다"
"그날 제게 주신 글은 코팅해서 책상밑에 붙여놓고 거의 매일 보았구요"
쑥스러웠습니다.
대단한 글을 쓴 것도 아닌데 ^^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물어보기도 뭣 했지만 어떤 부분이 제일 마음에 와닿았냐고 물어봤습니다.
후배가 말하길
"항상 항복하세요 부분요!"
'뭔 소리지? 내가 그렇게 써서 글을 주었다고?'
"처음에는 왜 이렇게 써주셨을까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알게 되었습니다.
'항상 행복하라'는 글을 '항상 항복하라'로 적은 저의 오타였음을...ㅎ
(쑥쓰러워서 워드로 작성한 후 제대로 보지 못한 저의 불찰이 빚어낸 결과였죠)
하지만 후배는 저의 엄청난 계산하에 작성된 글이라 생각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얘기해주지 못했구요 ㅠㅠ
그냥 이대로 살게 내버려 두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해보니 뭐 틀린 말도 아니었습니다.
제 가정의 행복도 항상 제 항복으로 시작하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항복하는 하루되세요~^^
보너스 글
이런 실수가 아닌 정말 개실수도 합니다.
'당신의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를
'당신의 잡글에 감사드립니다'
라고 써서 인터넷 아녔음 정말 멱살잡힐 뻔 하기도 했고'@ㅇㅇㅇㅇ 나의 칭구'를 포함하여 구글로 돌렸더니
'@ㅇㅇㅇㅇ my shame'이라고 보내서 팔로우 끊어지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