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분들이 부쩍 늘어난 모양입니다.
"송대리 예전에 비트코인 샀다고 하지 않았어? 아직도 가지고 있어?
떼 돈 벌었겠네!!!"
"음....아뇨; 저 돈 못벌었어요"
"욕심이 너무 많은거 아냐? 지금도 엄청 올랐던데!!"
"....(진짜야...진짜 못 벌었다고!!!) ㅎㅎ 그냥.. 그래요 ^^ "
도박같은거 이제 그만하라고 말리시던 주변 분들이
유난히 비트코인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시네요.
진짜 그렇게 많이 올랐냐, 벌었냐, 지금 사도 더 오르겠냐
그러지말고 종류가 많던데 유망한거 하나 추천해줘봐
"글쎄요... 만약 관심있으시면 일단 소액을 '비트부터' 사보세요.
대신 등락폭이 어마어마하게 클테니 사놓고 신경 안쓰시면 알아서 올라 있을거예요"
원숭이가 투자를 해도 돈을 번다는 대 상승장이 계속되면서
원숭이만도 못한 영장류로 전락한 저는 자책과 회한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며
호모쭈구리우스로 지난 몇주를 보낸것 같아요.
차라리 다 함께 울적한 하락장이 제게는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는 나날들이었을지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도토리 줍듯이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두고 잊었어야 했거늘
농사란 모름지기 씨앗뿌리기부터 시작이라며
ICO에 참 많은 도토리들을 갖다 부었더니.......결과가...말 안해도 아시겠쥬?
슈퍼 스튜핏!!!
송코인의 투자에 관심 1도 갖지 않던 남편도 연일 비트코인 기사가 실리니
이제 궁금해졌나봅니다.
남편네 회사 분들도 XX씨 와이프 돈 많이 벌었냐며 자꾸 물어보신다네요;
"여보 비트코인이 많이 올랐던데? 우린 어떻게 됐어?"
"응! 여보!! 본전과 다름없어!!!"
"에이~~ 많이 올랐던데!! 어서 솔직히 얘기해봐"
"......................진짜야!! 까르르르"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정말 많이 아프게 울었던 지난 몇 주 였습니다.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기엔 아직도 크게 발전하지 않은 제 모습이 너무도 많이 실망스럽구요.
어쩌면 저는 투자의 기본조차 배우지 못한채로 투자를 그저 '흉내'내고 있던
원숭이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난 5월 초, 이더리움을 500만원어치 사면서 코인을 시작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투자금이 자꾸자꾸 올라 있던 이더리움의 황금기였죠 ㅎㅎ
그때부터 이게 대체 뭔지 시중에 나오는 책이란 책은 다 사다 읽어보고,
밤늦게까지 유튜브 동영상들을 보면서 나름 블록체인이란걸 공부해 봤습니다.
한때 감명깊게 보았던 박경철씨의 "W"와 관련된 아주대 강연을 떠올리며
내 인생의 'W'를 발견한 느낌에 심장이 쿵쾅거리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매일매일 제 잔고도 함께 올라갔구요.
그저 초심자의 행운이었을지도 모르는 작은 성공에 취해
ICO가 저를 더욱 큰 성공과 희망찬 미래에 데려다 줄 것이라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슈퍼슈퍼 스튜핏한 착각이었어요 ^^
다행히 바다와 같은 넓은 이해심을 가지고 있는 저희 바깥양반께서
제가 지난 6개월간 집안일과 육아를 반쯤 내팽개쳤음에도 불구하고
수익금이 아주 바닥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기꺼이 용서해주시고
깨달음이 많았던 만큼 더욱 성장할 수 있을것이라며
따뜻하게 위로해주신 덕에 정신차리게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라는것도 침착하게 재구성해보았구요.
똥손따위로 더이상의 단타 트레이딩은 도전하지 않는 것으로 제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6개월 뒤엔 허탈한 웃음이 아닌 정말 기분 좋은 웃음으로 사람들에게
'네, 비트코인 투자했구요. 정말 많이 올랐어요'
하고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스달이 많이 오르더라구요.
진심으로 실망한 남편에게 까까라도 사줄 수 있게
스팀잇에 글이라도 열심히 올려봅니다.
+) 혹시 이런 사연을 가진 애엄마와 그녀의 남편을 조금이라도 동정하신다면 살짜쿵 Upvote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