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심각한 일을 겪으며 생긴 상실감을 떨치기 위해
4월부터 지금까지 중고서점과 온라인 서점 구매를 합해 총 67권의 도서를 샀습니다.
상실감 타파가 목적이었으니 심리관련 책을 여러 권 샀고, 즐겁게 읽고자했으니 중간중간에 만화책도 여러 권 샀습니다.
지난 5월 아르헨티나 탱고 마에스트로의 초청 워크샵을 2주간 들으면서 내년엔 인사만 하지말고 제대로 대화를 나누고싶은 욕구가 바탕이 되어 영어책도 여러 권 샀습니다. 비교적 쉬운 영어이야기 전집 2가지 포함해서 영어도서가 제일 많이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제일 자신이 없는 부분이 영어라 상대적으로 많이 지른 느낌입니다^^;
다행히 전집과 만화책은 중고서점을 주로 이용한 덕분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책 한권을 후다닥 읽는 스타일은 아니고, 천천히 이책 조금, 저책 조금, 이런 식으로 돌려읽는 스타일이라 책 한권 다 읽는 데도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리는 군요.
그래도 짬날 때마다 이렇게 천천히 읽어나가려구요^^
오랜만에 이렇듯 많은 책을 읽다보니 공유하고싶은 내용이나 책소개를 하고싶은 욕구가 저절로 생기게 되나 봅니다^^
스팀잇을 시작하고 줄곧 투자관련 기법이나 차트분석에 관련된 글들만 써왔던 터라 사실 다소 어색한 기분은 드는 군요^^
뭘 어떻게 써내려가면 감동을 공유하는 양질의 콘텐츠가 될지 고민을 좀 했습니다만,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써서 올리는 게 정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오카노 유이치 글.그림 / 양윤옥 옮김
출판사 : 라이팅하우스(www.writinghouse.co.kr)
이 책을 중고서점에서 사서 2013년 10월 초판 1쇄라고 되어있네요...
저자 오카노 유이치의 필명은 페코로스(작은 양파), 1950년생, 체형과 대머리 덕분에 생긴 필명이라는 군요^^
도쿄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일을 하다 이혼 후 아들 하나만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낙향했을 때 나이가 마흔살이었다고 합니다.
페코로스가 예순이 될 무렵, 치매가 시작되는 어머니와의 일상을 네 컷 만화로 그려 지역정보지 한귀퉁이에 싣기 시작한 후, 웬만한 분량이 되었을 때 자비를 들여 조촐하게 출간했는데, 뜻밖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좀전에 출판사 홈페이지 들어가보니 전세계적으로 번역출간되어 30만부 이상 팔려나간 책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군요.
NHK방송에서 다큐로도 제작됐었고, 2013년에 영화로도 이미 제작이 됐었다고 합니다.
양윤옥 번역가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철도원', '1Q8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을 번역한 실력있는 번역가여서인지 만화에 등장하는 나가사키 사투리(?)를 구수한 우리말 사투리로 잘 번역해서 우리네 엄니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 속의 대화가 둘 있는데,
"근데 이제 몽땅 잊어버려도 괜찮지?"라는 어머니 말에
페코로스는 '괜찮고말고! 살아있기만 하면...다 잊어버려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어머니와 머리 맞대고 밀기를 합니다.
요양시설에서의 에피소드인데, 주변에서 들리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아까는 머리 때리기*하더니 이제는 박치기?"
* 치매걸린 어머니에게 생긴 버릇이 대머리때리기였는데 갈수록 때리는 속도가 빨라져 피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치매가 시작될 무렵의 대화에서,
"네 아버지가 찾아왔었어"라는 어머니 말에
"엄니 치매걸리셨나, 아부진 진즉에 돌아가셨잖아." 하니
"내가 치매라서 네 아버지 나타난 거라면 치매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페코로스도, 그 어머니도 자칫 치매에 대해 두려움이 앞섰겠지만, 너무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순응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순박하고 사랑가득한 느낌이었습니다.
때론 눈물도 흘리고, 때론 킥킥거리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ㅎㅎ
힘들고 지칠 때 내 마음을 토닥여줄 수 있는 건 책이 가진 큰 힘인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