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리쌍의 회상(Feat.백지영)이란 노래에 푹 빠져있다.
평소 랩을 그렇게 즐겨듣는 편은 아닌데, 직장에서 짬이 생겨 쉬던 중 갑자기 생각이 나서 우연히 접하게 된 노래. 몇 년 전인가.. 앨범이 출시되었을 때 두어번 정도 들어본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노래.
다른 장르의 음악과 비교했을 때, 내가 생각하는 랩의 장점은 비교적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가장 많은 장르인 발라드나 댄스의 경우, 은유적 표현이나 반복적인 가사가 많은지라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한정적이고 또 주제 역시 사랑노래에 많은 부분이 편중되어있는 데 반해, 랩은 비교적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느낌.
그래서인지 몰라도,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을 때는 멜로디에 중점을 두고 듣는 나도 랩을 들을 때만은 가사에 집중해서 듣게 되는 것 같다.
[회상]의 랩 첫소절의 가사이다.
울 엄마가 나를 뱄을 때 앉아서 잠을 잤대
내 발길질 땜에 그렇게 난 뱃속에서부터 말썽을 피웠어
중학교 땐 반장 때려서 얼굴에 구멍이 났고
엄마는 무릎 꿇고 울었어 내 앞에서 밤새도록
그래서 그 뒤론 나는 싸움 안 해
깡패 될까봐 밖에 나갈 때마다 싸우지 말라고 내게 말해
커서 난 뭐가 될까 마우스 커서처럼 큰 세상을 나가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꿈을 꿨어 스물여섯 늦은 나이에 난 맘을 잡았어
젊은 날에 방황 가난 바람 같은 인생은 누구나 다 겪는 일이라며
나를 위로하며 매일 밤 꿈을 위해 난 글을 썼어
지금껏 [개리]라는 인물을 단순히 랩 잘하는 형 + 런닝맨에서 송지효씨랑 월요커플로 사랑받는 예능인 정도로만 생각해왔었는데, 이 노래의 가사를 집중해서 들어보곤 그의 색다른 면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싸움꾼 기질로 인해 부모님 속을 썩였지만, 26살 늦은 나이에(내가 보기에 그리 늦은 나이같진 않지만 -ㅅ-;) 철이 들어 매일밤 가사를 쓰고, 랩을 연습하기 시작했다는 개리 씨(강희건).
여러 다른 리쌍 노래의 개리 랩부분을 반복해서 듣다보면, 그가 살아온 인생이 어땠는지 눈에 선히 보이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철없던 젊은시절부터 시작해서 처음으로 음악을 시작한 이야기, 음악을 통해 얼마를 벌었으며 뭘 이루었고, 지금은 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노래를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멜로디와 음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 가수의 인생을 듣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