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에서 현재 '하루 세컷'이라는 작품으로 활동중인 배진수 작가의 히트작 중 [금요일]이란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웹툰 [금요일]의 장르를 굳이 꼽자면 공포에 가장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기존의 공포 웹툰과는 다르게 귀신이 등장하거나 깜짝 놀래키는 형태의 공포가 아니라, '기괴한 이야기'에다 짜릿한 반전을 가미한 형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휴재중인 '기기괴괴'랑 비슷한 느낌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금요일 36화와 37화에는 '퍼펙트월드'란 제목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요 이야기의 줄거리를 간단히 풀어보자면
하루하루 빚을 갚아나가기 위한 반복적인 노동에 질려하던 남자 앞에 기괴한 생명체가 나타나, 원하는 소원을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다고 한다.
뜬금없이 나타나 아무런 조건없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생명체를 경계한 남자는 물었다. "이런 짓을 해서 네가 얻는게 뭐지?" 생명체는 답했다. "즐거움"
한참을 고민하던 남자는 좋은 생각을 떠올린다. 그리고 남자가 빈 소원은, "내가 원하는 소원을 모두 들어주는 것"
생명체는 남자의 소원을 즉시 이뤄주었다. 남자는 말 한마디로 원하는 모든 것을 얻게 되었다. 남자는 상상했던 그 모든것, 그리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모든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만족에 대한 역치가 높아져감에 따라, 남자는 어떤 일에도 감흥을 느낄수 없게 되어갔다.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었음에도 남자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던 것이다.
남자는 마지막 소원을 빌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줘"
대강 이런 느낌인데, 금요일이라는 웹툰 특성상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엄청난 반전이 등장하니 혹 흥미가 생긴 분이 있으시다면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같다.
이 스토리를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행복=결핍의 충족'이다. 이 웹툰을 처음 접했을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리고 반전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행복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언제 행복을 느끼는가?
많은 직장인들이 주5일 이상, 하루에 최소 8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낸다. 자는 시간과 밥먹는 시간 등을 제외하면 평일은 거의 하루종일을 회사에서 보내는 격이다.
매일이 주말 같은 백수 시절에는 주말의 소중함을 모른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삶에 여유가 없어지고 나서야 '2일'이라는 잠깐의 휴식이 주어지는 주말이 소중하게 여겨지기 시작한다.
웹툰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같이, 어쩌면 행복은 '원하는 모든 것을 얻거나 이룬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배가 고프지 않다는 것은 먹는 행복이 없다는 것.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버는 만족이 없다는 것.
사람이 아쉽지 않다는 것은 사귀는 기쁨이 없다는 것.
- 웹툰 '금요일' 중
어둠이 짙게 드리운 곳에서야말로 한줄기 빛이 더욱 밝게 빛나는 것처럼, 불행이 있어야만 비로소 행복이 존재함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행복의 실체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장거리 연애중인 커플이 오랜 기다림 끝에 먼길을 달려 만나게 되었을 때의 기쁨, 극심한 허기를 이겨낸 끝에 맛보는 달콤한 치킨의 맛, 힘든 육아 끝에 아이를 어엿한 성인으로 길러냈을 때의 뿌듯함 등.
행복은 불행의 반대급부이며 불행의 해소가 행복을 의미함을 반증하는 예시는 참 많다.
행복하기 위해 애써 불행을 자처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관찰해 보자. 그리고 나만의 방법으로 그 불행을 조금씩 해소해 보자. 그동안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제거해나가면서 우리는 [행복]과 마주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