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팀잇에서 가입 인사 글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댓글러로 활동했었는데 최근에 일이 바빠지면서 요샌 거의 보팅만 하고 있었습니다.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다 보니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부담만 가지고 써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는데,
그래도 자꾸 써봐야 늘지 않을까 싶어서 용기 내 시작해봅니다.
특별한 컨텐츠는 없고 가족에 대한 일상 글이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치매를 앓고 계신 친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보통 치매를 앓는 가족과 사는 다른 가정들이 어떤지 잘 모르지만
우리 집은 할머니께서 치매를 앓기 시작하시면서 오히려 더 밝은 분위기의 집이 되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았고, 부모님은 맞벌이하셔서 저희 남매들은 할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어릴 땐 '엄마, 아빠 중에 누가 더 좋아?' 이런 어른들의 질문에
고민 없이 '할머니가 제일 좋아!' 할 정도로 할머니와는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께서 치매를 앓기 시작하시고 많이 아프실 때는 대소변을 받아내야 할 때도 있었지만 별로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몇 년 전 집에 불이나 내외장이 거의 다 타버리는 바람에 대대적인 내부공사를 해야 했습니다.
내부공사는 한 달여 만에 끝났지만, 집 정리는 몇 개월을 해야 할 정도로 일이 많더군요.
그동안 할머니는 작은아버지 댁으로 가시고 남은 가족들은 부모님 가게 위층에 있었던 작은 집에서 임시 지내게 되었습니다.
원래 할머니께서는 치매도 아니셨고 혈압약 드시는 것 외에는 건강하신 편이셨는데,
불이 난 충격 때문이었는지 낯선 공간에서 친밀감이 덜 한 가족들과 지내서인지 말수도 많이 줄어드시고 인지능력도 많이 떨어지셨습니다.
하루는 침대에서 내려오시다가 크게 넘어지셔서 갈비뼈에 금이 갈 정도로 다치신 후에는 치매가 갑자기 심해지셨습니다.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으시다가 집을 다 정리하고 우리 집으로 할머니가 다시 돌아오셨을 땐 가족들도 못 알아보시고 걷지도 못하셨죠.
밤엔 며느리인 엄마가 옆에 없으면 주무시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엄마가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치매가 다 나으신 건 아니지만, 집으로 돌아오신 후 차츰 좋아지셔서
지금은 혼자서도 잘 걸으시고 가족들도 알아보시고 말씀도 잘 하시는데 얼마나 귀여우신지 모릅니다.
처음 말을 다시 하시기 시작하셨을 땐 3살 같았고 5살 같았다가
요즘은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말을 잘하셔서 언제나 가족들을 웃음 짓게 하십니다.
매일 꾸준히는 못 하더라도 할머니가 건강하게 살아계신 동안의 에피소드들을 기록하고 싶어졌습니다.
일기를 쓰는 습관도 없다 보니 벌써 많이 잊어버린 것 같아서 아쉬움도 있네요.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적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