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는 무관한 바람이 분다
나는 아직 그 바람을 상관하지 않았고
그저 나뭇가지가 몹시 흔들리고 있다
목이 꺾인 가로등은 녹이 슬었고
여러밤이 지났으나 불은 단 한 번도 켜지지 않았다
생각을 놓쳐버린 빈 인형처럼
무심히 창밖 풍경에 눈빛을 내어주고 있다
바람이 부는구나
봄을 마중한 겨울이 우는 걸까
풍선처럼 부푼 바람들이
여기저기 흔들리며 지나간다
터져야할까
기어이 터뜨려야 할까
바람이 빠지며 내 몸 안 뼈들의 시간이
말라갈테지
운좋게 가지에 걸려 펄럭이는
저 흰색천의 경로나 행방은
더 이상 애매하지도 모호하지도 않다
그렇게 잡혀버린 경계 이쪽저쪽을
훔쳐보는 일이 선명해진다
잃는다는 건 다른 것을 얻는다는 공식이
성립된다는 걸 알면서도 차마
못 본 척, 알지 못하는 척 고개를 숙였다
죽어도 떨어질 수 없다는 늙은 잎사귀들의 몸짓만 무성했던 얼마 전을 나는, 안스럽게
기억한다
한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화려할 것 같은 앞모습에 맘껏 휘둘리면서 깊은 고요를 정직한 순리를 저토록 힘겹게 떨어뜨리고 싶었다 지금 바람이 그러하듯이
바람이 분다
내가 상처내지 않은 바람이 분다
이제 접어야 하는 그 바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바람이다
----'''그리움은 항상 아름다운 것들의
뒤에 서 있다. 마치 낮의 뒤에서 별들이
서성거리는 듯이'''----<<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마르타 고메즈의 씨엘리또 린도'
입니다
■Marta Gomez - Cielito lindo ■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Marta Gomez 그녀는 콜롬비아 출생으로
2002년 보스턴의 버클리음대를 졸업 후
미국에서 활동중이라 하네요
우리나라에 아리랑이 있다면
멕시코에는 씨엘리또 린도 - '아름답고 푸른하늘' 멕시코인들에게 가장 친근한 전통민요예요
이 노래를 인상 깊게 들었던 건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구름 속의 산책'이란 영화에서였어요
포도나무농장이 있는 마을의 목가적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했지요
영화의 제목이 참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차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돌아오는 폴은
기차에서 빅토리아라는 미모의 여인을
만나면서부터 영화는 시작되지요
영화의 내용도 사랑스럽지만
제목 자체로 몽환이구요
내일
우리의 하루가 그리 몽환적이고 목가적이길 바라며 이 노래를 퍼뜨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