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한 혼잣말 리스트
'글을 쓰고 싶으냐'
하는 것은 나에게 제법 중요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글을 쓰고 정리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느냐,
하는 따위의 동기가 있어야만
나는 스팀잇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글쓰기를 눌렀다.
많은 글을 쓰면 물론 더 많은 이익이 될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게 쉽지 않았다.
나에게는
'글로 돈을 벌겠다' 하는 것보다
'무슨 말을 하는가' 하는게 더 중요했다.
어쩌면 참으로 '나같은' 방식 같기도 하다.
글 뿐만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중에도
돈은 어떤 보상으로서 주어져야하는 것이었지만,
나를 살게 하는, 어떤 열정을 주는 목적이 되지 못했다.
아직 세상을 덜 살아서, 돈 무서운 줄 몰라서 그런지도.
그래서 스팀잇에 올리고 싶었던 글감이 떠올라도
쉽게 글을 쓰지 못했다.
소재는 많았는데, 그걸 풀어낼 에너지가 없었다.
일기도 그랬다.
일기를 한창 쓰던 때가 있었는데,
말라위에 돌아오고 나서 바쁘지도 않은데 정신이 없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도 여유가 없었다. 마음에.
그래서 글을 쓰고 싶지가 않았다.
가끔 마음에 답답함을 풀려고 몇번 타자를 두드렸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못할 그런 날것의 마음들이었다.
속상하고, 아프고, 힘들었던,
스스로의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주기 위한,
누가 듣지 않았으면 하는 혼잣말 같은 글들이었다.
이 글도 혼잣말 같은 글이다.
누가 들어줬으면 하는 혼잣말.
들으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고.
페이스북을 할 때도 그랬다.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속 얘기'를 많이 썼다.
누군가는 관종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닥,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했던 건 아니었다.
나의 말에 관심갖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싫으면 가고.
아무래도 내게 쉽고 잘 써지는 글은,
혼잣말 같은 글인 것 같다.
때로는 여행기도, 일기도, 다 좋은데,
단 한번도 쓰기 싫은 글을 쓴 적은 없지만,
힘 딱 빼고,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로 이 순간들에
오롯이 집중하고 기록할 수 있는,
이런 글들이 나를 조금 더 자유롭게 해주는 것 같다.
이런 마음을 누가 들어주면 좋고,
듣고 공감해주면 더 좋고,
앞으로도 관심가져주면 더더 좋고,
아니면, 그런 사람 없어도 별 상관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