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nta 사진: DEPC 정연규)
신들의 섬 발리 다이빙 투어-3
1. 누사 빼니다(Nusa Penida) 만타포인트
오늘은 좀 먼 곳으로 갈 모양이다. 8시 출발해서 2시간 정도 배를 타고 누사 빼니다란 작은 섬으로 갔다. 여기 말로 Nusa란 조금 큰 섬을 가르친다고 한다. 100% 만타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없기만 해 봐라…
물에 들어 가려고 하는 데 내 weight(다이빙 할 때 차는 납덩어리)가 없다. weight 핑계되고 바다에 안 들어 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인도네시아 가이드가 자기 웨이트를 주었다. 바다는 얕았고 시야도 별로 좋지 않다.
여기 오기 전 큰 태풍이 와서 바다가 뒤집어져 시야가 나빠졌고 시야가 원래대로 돌아 오려면 10일정도 걸린단다. 생애 첫 발리인데... 재수도 정말 없다. 우리가 돌아 갈 때쯤이면 시야가 좋아지다니…
바닥에 작은 가오리 두 마리가 놀고 있었다. 설마 이놈보고 여기 오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조류가 조금 있었지만 돌 붙들고 마냥 기다리고 있으란다. 저 멀리서 시꺼먼 대형 만타가 나타났다. 여러 바다에서 만타 보러 돌아 다녔지만 한 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볼 수 있다고 해도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1.5m 정도 되는 만타가 내 앞 30cm 정도 앞까지 접근해 내 어안렌즈 안을 채워 줄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따라다니면 도망간다고 해서 따라다니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에서 만타를 떠나 보내고 말았다. 거대한 잠수함 같은 놈은 사진 찍을 기회를 주지 않고 3번 정도 반짝 나타났다 사라졌다. 수온 24도로 몹시 추웠지만 만타를 만났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 사진: DEPC 구자광 )
바다사진은 90%는 운이다. 물론 거의 매일 바다에 살면서 전문적으로 사진만 찍는 프로작가라면 오늘이 아니라도 기회는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년에 한 두번 다이빙 여행을 위해 와이프의 온갖 방해 공작을 이겨내고 꽁꽁 숨겨둔 비상금까지 털어 와야하는 경우라면 그 한 번의 기회는 다시 갖기 어렵다.
왜 만타가 잠복하고 있는 내 위로는 지나 가지 않고 베테랑 사진작가 위로 지나가서 역시 하수라는 평가를 받게 하는지 기가 찰 노릇이다.
2. 크리스탈베이 (몰라몰라포인트)
배에서 머물면서 진신사장님이 가져 온 바나나, 포도, 빵을 먹으면서 50분 정도 기다린 뒤 2번째 다이빙에 들어 갔다.우리는 여기서 개복치(Mola Mola)를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사로 잡혀 있었다.
살아 있는 화석, Mola Mola 는 라틴어로 맷돌이라는 뜻이란다. 크기가 무려 3m 정도나 되고 10년 정도 살 수 있는 괴물이라는 데 속도도 별로 없고 위험하지도 않아 나타나기만 한다면 사진 찍는 데는 더없이 좋은 피사체가 될 것 같다.
( 사진: DEPC 임은재 살아있는 화석 "몰라몰라"그날 찍은 사진 아닙니다.)
오돌오돌 떨면서 아무리 기다려도 몰라몰라는 우리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했다. 수온 역시 24도 였다. 인간은 온도에 민감한 동물이다. 작은 온도 차이에도 고통스러워 하는 게 인간이다.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자기의 생존에 필요한 수온을 따라 수 만리를 길을 옮겨 다니기도 한다. 나비고기, 산호 등을 찍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3. 빠당바이
Resort 로 돌아와 점심 먹고 어제 오후에 갔던 빠당바이에 다시 갔다.
역시 시야는 나빴고 찍을 만한 피사체 찾기가 쉽지 않았다. 수온은 23도, 그래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서 인지 40분 까지 견디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야간다이빙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 두 김 작가들과 동네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혹시 뭔가 없나를 눈 여겨 봤지만 마사지집도 문이 닿혀있고, 아무 것도 없었다. 저녁에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하나를 위해서는 하나를 버려야 하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내일의 즐겁고 건강한 다이빙을 위해서 오늘 절제는 필수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