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분들마다 나보고 효자라고 한다. 부모님 모시고 유럽까지 왔냐면서. 모시고 온 것이 아니라 따라온 것이라며 멋적게 웃으며 해명을 해도, 그래도 효자라고 한다. 요즘 아무리 돈 대준다고 해도 같이 올 자식이 어디 있냐면서.
30분을 관광하기 위해 10시간씩 이동하는 패키지 관광에, 나를 제외하고는 동행인 모두가 60대 이상인 여행을 나도 바라고 좋아서 온 것은 아니다. 요즘 할 일도 많은 와중이었고 사실 난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특히 패키지 여행은 그 어딜 가더라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몇해전 어머니가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기적적으로 몸의 기능을 80%회복한 사건이 없었다면, 그래서 엄마가 언제라도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없었다면 아무래도 오지 않았을 여행이다. 같이 가길 바라셨고 나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묵묵히 좀비처럼 버스를 타고 있다.
내일 어디를 가고 모레 어디를 가는지 아무런 관심이 없다. 템플 스테이를 왔다고 생각하고 멍-하니 창 밖을 향해 눈을 꿈뻑거리고 있다. 머리를 텅 비울 수 있다는 점이 좋고 공기가 맑은 것이 좋다. 여행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모스크바 닭도리탕
모스크바 동태찌개
모스크바 창밖풍경
모스크바 자전거 뒷바퀴
모스크바 에어컨 실외기
헬싱키 가로등
헬싱키 쓰레기통
헬싱키 잘못눌린 사진
헬싱키 그늘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