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명대사가 있는데 바로 '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아요. ' 입니다. 우리는 호의와 소중함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살게 되는데, 이 틀을 벗어나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그나마 군대에가면 가족과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을 정도일까요 ㅋㅋ
그렇기에 잘못됬다고 생각하는것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놓거나 깽판치지 않으면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 악용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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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소위 일진 놀이하던 동네친구가 있었는데, 저한테 버스비좀 두명 찍어달라고 하거나 급식으로 나오는 도시락 좀 나눠달라고 하는 녀석이었습니다. 저희집도 가세가 기울어졌었지만.. 버스비나 급식비를 아끼려 하는걸로 봐서 그저 불쌍히 여겼습니다. 그리고 학생때는 당연히 일진놀이 하는 애들이 있었으니까 그러려니 했죠.
그러나 그 녀석이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인 친구에게 빵셔틀을 시키는걸 보고 심사가 뒤틀려 버렸고 벼르고 있다가 점점더 밑도 끝도없이 피해범위를 넓히는 악행을 보며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주임선생과 접선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본 모든걸 그대로 적은 메일을 날렸습니다. 거기에 저는 공개 처형식이 아니라, 밀실에서 개인적으로 면담을 거치면 진실이 나올것이라는 방법까지 제의했습니다.
사태를 파악한 학교측에서는 먼저 그 일진라인에게 피해를 입던 몇명을 불러 면담을 했습니다. 저는 모든 사태를 알고 있었기에 면담을 하고 나온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백혈병에 걸렸던 친구를 포함한 친구들은 선생님들에게 아무말 안했다고 얘기하더군요. 그 순간 제 눈에 불쌍히 여기던 피해자들은 노예로 보였습니다. 당하고도 아무말 못하는 노예들.. 마치 그것에 적응한듯한 노예들..
저에게 면담의 시간이 오자, 저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주임선생과 담임선생 앞에서 있던 내용들을 다 진술했습니다. 아마 선생님들도 제가 메일을 통해 밀고했다는것을 알았을것입니다. 아무튼 저는 면담을 끝내고 나와서 친구들에게 나는 다 까발렸다! 니네도 까발리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거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결국 일진으로 지목당한 이들 외에 모든 학생들의 면담이 끝난뒤 학교는 당연히 난리가 났고, 해당 일진들은 부모님 소환령과 징계를 받았습니다. 다음 학년부터 반은 철저하게 나누어졌고 선생님들은 주시하며 친구들간에 명령이나 폭력을 쓰지 못하게끔 실시간으로 차단했습니다.
이때 제가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접선하고 밀고하지 않았다면 백혈병에 걸렸던 친구와 힘 약한 친구들은 계속 이용당하고 괴롭힘 당했을거라는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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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는 평소에 참 성실하고 괜찮은 분이신데, 술만 드시면 사람들은 매우 귀찮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인의 잔소리라거나 결벽증을 여과없이 남들에게 표출하시죠. 술만 먹으면 행보관이 되는 느낌이랄까.. 그걸 25세까지 견디기만 했던 저는.. 제 방이 더럽다고 완전 다 밀어놓고 깽판을 치셨던 그날에,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자랑은 아닙니다만, 정말 아버지를 쓰러트리고 정말 다이다이 직전까지 치닫았었죠. 그리고 저는 그 날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욕까지 하면서 그간의 불만을 다 쏟아냈습니다.
그 다음날 '패륜이다' 라는 비난을 들은채 집에서 나왔지만, 몇달뒤 화해를 했고 저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저는 최대한 서로의 영역을 안 건드리고 살고있습니다.
이때 제가 아버지랑 극한 상황까지 치닫지 않았다면은 과연 남들 귀찮게 하고 욱하는 술버릇이 바뀌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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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미에서 미투운동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스트들의 모든 주장을 옹호하지는 않습니다만, 제 윗세대까지만 해도 여성차별이라는게 분명히 존재했고, 어르신들은 아직도 고착화된 성별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아니정 지사를 비롯하여 터져나오는 성추행 스캔들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꼴페미라고 불리는 극단적인 세력이나 무고 관련해서는 걱정이 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모이면 뭔가 극단적이거나 안좋은쪽으로 흘러갈때가 많거든요. 아무튼 억눌려있던 불만에 대해서 얘기한다는것 자체로 리스펙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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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호의를 권리인줄 알며 혜택을 누리던 사람들은 본인에 대해 불만이 들어오면은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몰아가거나, 사회부적응자로 만들거나, 심지어 공산주의자 (빨갱이)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미 거기에서 부터 상대방의 불만은 ㅈ도 중요하지 않다는 본인 위주의 생각이라는걸 모른채 꼰대짓을 해대지요.
물론, 하고싶은 말을 하는것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장의 불이익을 감수하기 위해 얻어터지고 참고 사는것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당장 세상을 바꾸는것은 쉽지 않으며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짖어대고 또 짖어대며 상대방과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합의를 못해도 깽판이라도 치면 내 주변이 바뀌는것은 가능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인줄 알고, 호구되는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