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직장 근처에 잡은 자취방으로 들어왔다. 아침부터 콜밴을 불러 몇 박스가 되는 짐을 고모와 함께 꾸역꾸역 나른다. 겨우 이주 정도 누나의 집에서 지낸 것인데, 인간이 머문 자리엔 마치 물건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듯 끊임 없이 짐이 생긴다.
대형 마트에 가서 가전제품, 생필품 들과 적당한 먹거리들을 산 뒤 집에서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고모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선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지나는 길쭉한 시장은 서울 한켠에 정겨운 정이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닭강정 맛집 처럼 보이는 어떤 가게에서는 젊은 사장님이 쉴새없이 닭강정을 컵 속에 담아내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추운 날씨에 긴 줄을 견디며 기다리는 모습이 흐뭇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힘들 때 시장에 와서 닭강정이나 하나 사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