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분 좋은 마음으로 퇴근했다. 요 근래 가장 열심히, 잘 하루를 살아냈다는 기분이 든다.
페퍼로니 피자에 대한 지난 글을 기억하시는지? 이 땐 몹시 힘들어 피자를 먹었지만 피자는 힘들 때든 기쁠 때든 먹는 것이기에 피자마루에 전화를 했다. 그러나 아뿔싸, 피자마루는 배달을 하지 않는단다.
낭패감을 느꼈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니 좀 더 고급진 것을 먹어보기로했다. 그것은 바로 "피자 알볼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격이 나름 저렴하지만 고급진 맛을 자랑하는 혜자스러운 피자 브랜드이다. 다행히 피자마루 바로 앞에 매장이 있어 급하게 주문했다. 오늘은 기분이 좋으므로 평소 먹던 기본 피자 말고 조금 더 특별한 것을 시켜본다. 이름부터 럭셔리한 "체다치즈 베이컨 피자"이다.
파란색은 식욕을 떨어트린다고 하는데, 피자 알볼로의 하늘을 닮은 파란색과 밑에 약간 들어가 있는 붉은색의 조화는 왠지모르게 식욕을 돋운다. 그냥 내가 돼지여서겠지... 허기를 참지 못하고 뚜껑을 열어본다.
음... 사실 기대했던 비주얼은 아니다. 영롱한 비쥬얼을 생각했으나 묘하게 누리끼리한 느낌. 약간의 실망감을 갖고 한입 베어무는 순간, 비주얼에 대한생각은 사라지고 입 속에서 체다치즈와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기름진 베이컨의 향연이 펼쳐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앞엔 비어있는 피자판만이 있었다...
각박한 세상에 앞으로도 기쁜 일로 피자를 시켜먹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 때도 체다치즈베이컨피자를 먹을지 모르겠지만, 이 피자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싶다.
- 상호명: 피자 알볼로
- 주소: 서울 강동구 진황도로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