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많아서 빠르게 지쳤다.
나는 그런 인간이었다. 누구보다도 바이오리듬이 확실하다 보니 의지에 불타다가도 어느새 금방 꺼지고 잠시 무기력감에 며칠을 보내다가 다시 흥밋거리를 찾아 움직였다. 이런 불규칙한 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 이 세상에서 흥밋거리를 찾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하루하루가 늘어났다.
스팀잇도 비슷했다.
무척 놀라웠다.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의 흥미만 끌면 돈을 벌 수 있는 개념은 생소하지만 획기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정신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있는 밑천 다 털어서 정말 두 달 동안 매일 하루에 글을 2개씩 올리면서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연료가 바닥났음을 직감할 수 있었고 글을 쓰는 속도는 현저히 느려지더니, 그 열심히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껍데기만 남았다.
그렇지.
이것이 내 인생의 시간을 태우는 나만의 방식이다. 참으로 눈물겨운 한 인생의 단편 면이다. 내 글을 많이 봤던 분은 아실 수도 있겠지만, 우리 인생의 틀은 짜여 있다고 생각한다. 공교육과 예전부터 이어져 온 신비로운 유교사상들이 우리를 말 잘 듣고 성실한 사람이 최고의 인생 목적인 것처럼 키워졌다. 물론 이런 고지식하고 이제는 거미줄이 배경이 되어버린 틀을 깨버린 사람은 성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공할 것이다.
나는 이 틀을 아직 못 깬 것 같다.
이틀을 깨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파괴적인 실험을 곁들이면서 살고 있다고 자위하고 있지만, 항상 돌아오는 것은 일상의 평범함이었다. 물론, 일상의 평범함은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기초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사는 사람들도 많고, 여기서 기쁨을 느끼는 이들도 많으므로 나만의 방식이 바르다고 고수하는 꼰대가 되기는 싫다. 단지, 나는 내 인생이 조금은 안타까운 것이다.
스팀잇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발작의 흔적으로 잊힐까 봐 아쉬웠다.
사실 개인적으로 두 달 동안 열심히 글을 써서 많은 분이 도와줘 모인 500스달은 내 머릿속에서 잊혀도 아깝지는 않다. 다만, 내가 글들을 쓰기위해 노력했었던 흔적을 다시 보고 있자니 열정이 넘치던 그때가 생각나고, 왜 나는 이런 순환과정 속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는지가 그저 궁금할 뿐이다.
그래서 끈을 다시 잡으려고 한다.
영영 내 머릿속에서 잊힐 뻔했던 내 인생의 흔적을 잡아 보려고 한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앞으로도 가려고 한다. 평범한 것은 싫다고 외치면서도 무의식 속에 이를 추구했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