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고도 궁합을 보고 연을 맺어야 한다.
내게 좋지 못한 추억을 남겨주었던 주식은 다시 한번 아픔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지만, 매수할 때마다 좋은 기억만 남겨준 주식도 있기 마련이다.
필자가 주식을 접했던 초기에 자주 겪었던 상황을 설명해 드리고 싶다.
내가 매수를 하면 하루 이틀 정도 빨간색 불을 밝히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하락하기 시작하거나, 마치 회사 직원들이 모두 휴가에 들어간 것과 같이 주가가 옆으로 기면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구간이 길어지면 내 기회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하락 또는 횡보가 일정 기간 지속하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며 매도하는데, 주식시장은 마치 이를 오랜 시간 기다린 것처럼 상승한다. 너무 화가 나지만 나는 이미 너란 주식을 잘 알기 때문에 위안 아닌 위안을 스스로 부여하며 참다가 주가가 약 20% 급등하면 흰 수건을 던지고 주식을 매수한다. 하지만, 매우 아쉽게도 여기가 꼭짓점이다. 아, 너와 나의 악연은 언제쯤이면 끝이 날까?
이런 말도 안 되어 보이는 과정은 주식투자자라면 꼭 겪게 되는 관문과 같고, 마치 과학적 현상이라 믿어질 만큼 자주 반복되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반대의 경우도 물론 있다. 내가 속한 산업이라든지 평소에 관심을 두고 봤던 기업은 마치 그 기업의 사장님과 친구를 맺은 것처럼 매수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하다. 회사에 부정적인 뉴스가 나와도 순식간에 알아채 잠깐 동업 관계를 해제할 수도 있다.
궁합이 잘 맞는 기업은 자신이 매우 익숙한 기업과 동의어이다. 주식시장에는 약 2,000개의 투자 가능한 주식들이 상장되어 있는데 우리가 펀드매니저가 아닌 이상 굳이 잘 모르는 주식을 알기 위해 기존 잘 알던 주식을 배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최대한 투자범위를 좁혀야 한다. 궁합이 잘 맞는 서로 싸이클이 상이한 3~4개의 종목만 알고 있어도 우리는 이기는 게임을 할 수있다. 공부를 해서 수익을 내고 매도했던 종목에 대해 우리는 해당기업의 비즈니스모델 뿐만 아니라 조금 더 나아가 회사의 이익 상승폭이 가속화되는 구간까지도 오랫동안 축적해온 데이터들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 상승 폭이 확대되는 구간에선 일반적으로 벨류에이션도 같이 상승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업들을 계속해서 수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전투에 나갈 때도 다양한 무기를 가져나가면 싸움에서 유리하듯이 주식시장이란 전장에서도 유사하다. 다만, 우리는 주식투자로만 살림을 꾸려나가는 전업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너무 다양한 기업을 공부하는 것보다 투자대상을 좁히고 명확하게 할수록, 즉 좋은 궁합을 가진 주식을 가까이 둘수록 손실 가능성은 적어질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