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골프 레슨을 받았습니다.
커플골프가 꿈이라는 그의 말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고
괌에 있는 바다 앞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큰 마음을 먹었습니다.
불과 괌 여행을 딱 한 달 앞두고 겁도 없이 말이죠ㅎㅎ
동네에서 한 달 동안 열번 남짓의 레슨을 받으면서 느낀 감정을 정리하자면
일단 생각보다 골프라는 운동은 재밌습니다.
아직은 왕초보에 불과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세에 따라 볼이 잘 맞고 못 맞고를 느끼면서
잘 치고픈 욕심이 슬금슬금 생겨납니다.
불편한 마음도 있던 건 사실입니다.
아저씨, 아주머니들 틈에서 홀로 묵묵히 골프를 배우는 것도
평소 운동이라곤 다니질 않았던 제겐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물론 골프가 재밌어서 시간도 빨리가고, 나름 재밌게 다녔지만요!
같이 라운딩을 갈 생각에 신이 나
이것저것 골프용품을 골라주는 그를 보면서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골프웨어를 비롯해 보스턴백과 골프공을 넣을 작은 가방, 볼마커 등의 (불필요해 보이는) 각종 악세사리들이
'골프'라는 이름이 붙었단 이유로 만만치않은 가격표를 달고 있으니 다 허세 가득해보입니다.
'어. 난 어차피 초보라 아무거나.'
'그냥 아무거나. 다 상관없어' '대충 사'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아쉽게도 괌에서는 일정상 급히 귀국을 하게 되어 예정되있던 골프를 못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골프 ㅃㅇ" 하고 두 달을 보내고
갑작스런 기회로 오빠의 친구들 라운딩에 제가 합류하게 됩니다.
그렇게 10월 마지막 주에 얼떨결에 머리를 올리고 왔습니다.
두 달 전 받았던 열 번 남짓의 레슨과
급히 특훈이랍시고 돔 골프장 가서 공만 쳐보고 떠난 라운딩이었습니다.
기흥에 있는 골드 cc를 야간으로 다녀왔습니다.
야간에 치니 야간 스키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공을 치고 헥헥거리며 뛰어다니니 굉장히 상쾌했습니다ㅎㅎ
언제 내가 이런 필드를 뛰어다녀볼까 싶더군요
골프 라운딩은 피크닉이라는 캐디언니의 말에
좋은 계절, 좋은 날 먹을 거 잔뜩 사와 놀고 가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민폐만 되지말자! 라는 마음으로 갔기 때문에
잘 치든 못 치든 재밌게 즐기고 왔습니다 ㅎㅎ
그리고 어제! 이번엔 포천으로 갔습니다.
이번 가을은 제겐 굉장히 정신 없었기에
라운딩 약속이 없었으면 교외로 드라이브나 데이트 한 번 못했을 것 같은데
덕분에 여행가는 느낌으로 다녀왔네요 :)
라운딩으로 그나마 잃었던 여유를 장착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로는 덤이죠.
추울까봐 최대한 꽁꽁 싸매고 ㅎㅎ
머리 올리고 나서 2주동안 골프클럽 한 번 안 잡고 다시 온 두번째 라운딩...
그래도 이번엔 공도 더 멀리 나가고
먹을 것도 챙겨가서! 따뜻하고 재밌게 다녀왔습니다 :)
오빠들 잘 따라가며 쳤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봄이 되면 다시 제대로 쳐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덕분에 새로운 경험이 생긴 것 같아 감사합니다 :-)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건 참 즐거운 일입니다.
공유할 수 있는 또 하나가 생겨 기쁩니다.
든든한 격려와 응원으로 함께해줘서 그에게 참 고맙습니다.
감사와 행복을 배우며 더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의 2017년 가을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