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중국 난닝이라는 지역에 있습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이 별로 없으실 것 같네요. 제가 이 곳에 온 이유는 대학 친구를 보기 위해서인데요. 한국으로 유학 온 이 친구와 우연히 친해지게 됐습니다. 정이란 게 무서운 것이 졸업하고 나서 이친구가 중국에 돌아갔어도 연락을 하며 지냈고, 결혼식에 초대해줘서 친구의 일가 친척들과도 만나게 되는 등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래서 주어진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 같아요. ㅎㅎ
중국 인터넷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아 사진이 필요한 포스팅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이 곳에서 지내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난닝이라는 지역은 얼마전 까지만 해도 시골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엄청나게 발전을 하고 있는 중인 듯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순박한 정서를 유지하고 있더라고요. 작은 것에도 즐거워 하고, 인터넷은 잘 안 되지만 이웃사촌끼리 자주 만나면서 맥주 한 잔 하고 얘기하고 ... 뭐 이런 동네 입니다. 친구랑 밤마다 주사위 게임을 하며 맥주를 먹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폰 없으면 못 살 것 같은데, 막상 여기서 주사위 5개 갖고도 즐거울 수 있다니 참 신기합니다.
이 친구도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나름 직원도 몇 명있고 깔끔한 사무실도 있고 오손도손 재밌게 사업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IT 강국인 한국에서 온 제가 봤을 때에는 허술한 시스템이 곳곳에서 보였지만, 그런 것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 였습니다. 물론 제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는데, 중국은 위챗페이의 힘이 강해서 굳이 그걸 써야할 이유를 잘 못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그럴 때면 어김없이, 위챗 시스템이 중앙화 되어 있는데, 얼마나 위험한 지 알고 있느냐고 강하게 주장하게 됩니다. 그럼 친구는 뭘 그렇게 피곤하게 사냐면서 세상에 적당히 손해보는 일도 있는 것이라고 얘기를 하네요.
그러고 보면 제가 이 업계에 들어오기 전에는 그냥 위챗이든 알리바바든 편리한 서비스이지 그 것의 위험도라든지 이런 것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 때 교수님께서 삼인일량지손이라는 고사성어를 얘기 해주면서 셋이서 한 냥씩만 손해보면 모두가 행복하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죠. 그 말이 참 가슴에 와닿았었습니다.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블록체인이란 기술 같은 것도 처음 포부는 동화속에서 나쁜 악당을 처치하는 것처럼 어떤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객 전도가 되어서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쁜 악당처럼 스스로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고요. 그러니까 블록체인이 없으면 세계 평화는 이룰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의 사고 구조를 형성해가고 있지는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악당을 처치하고 세계 평화를 이룩하는 데 블록체인이 필요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의문에.. 예전에는 당연히 버려야지란 생각이 들었었는데, 요즘엔 그럼 난 뭐 먹고 살지? 란 의심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기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뭔가를 부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것이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닝이란 지역에 살면서 하루에 쓰는 돈이 별로 없습니다. 길거리 음식 2000원이면 하나 먹고, 맥주 한 병에 1000원 정도 하고, 이렇게 살아도 꽤 괜찮은 삶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가면 무한 경쟁 모드가 펼쳐지면서 뭔가 사고 하는 방식이 달라지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 욕심이란 게 그만큼 무서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정직한 기업이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욕심 때문에 눈속임으로 벌어들인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만하게 하는 것 같고, 또 이를 세상사람들이 알게되는 것 같습니다.
이 번 난닝여행은 이방인으로서 제 자신과 한국에서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노자에서 얘기하는 소국과민 이야기를 참 좋아하고, 지역 공동체 개념을 좋아하는데요. 여기 보니 참 이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것도 한국으로부터의 일탈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막상 살면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지금 생각은 그렇습니다. IT 기술이란 게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잊고 있는 가치를 되살리고,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지만 따뜻한 인류애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