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역사에 둔감해지는 특성이 있다.
5월 중순 내가 처음 암호화화폐에 입문했던 날, 이더리움 가격은 16만원이었다. 언제 살지 망설이는 순간 가격은 계속 치솟아서 결국 18만원에 구입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상승률이 두드러졌고, 보다 저가인 알트코인을 사는 것이 현명하게 여겨졌다. 나는 하루하루 자고 일어나면 올라있는 이더리움을 보며 여엇한 '이더리움 신도'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6월 0.15 BTC 최고점을 찍은 후, 비트대비 이더리움의 가치는 무려 5개월간 지속 하락하게된다.
내가 운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오르기만 하던 이더리움의 가치가 갑자기 떨어졌던 것일까?
나는 지나간 과거 차트를 돌아봤다.
이더리움은 2015년 비트코인 대비 엄청난 가격 상승을 이어왔고 2016년, 무려 1년에 걸쳐 비트 대비 우하향을 겪었었다.
급격하게 상승한 가격은 오랜 기간을 걸쳐 조정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역사는 이미 보여주고 있었다.
비트 불패를 논하기 앞서, 개인적인 투자 실패 경험을 먼저 이야기한 이유는 최근 투자자들의 맹목적인 믿음이 과거의 내 모습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맹신하는 명제는 다음과 같다.
비트코인은 우상향한다.
베테랑 투자자 - 조정장은 코인 개수를 늘리는 기회, 조정이 마무리되면 비트코인은 다시 전고점을 돌파할 것이다.
초보 투자자 - 존버하면 승리한다더라.
비트코인의 2017년 차트이다.
$1000 -> $20000 무려 20배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지금은 희미해진 굴곡이지만 5월, 9월, 11월에 조정장이 있었고 한국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약 30~50%의 가격 조정 후 전고점을 강하게 돌파하였다.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의 조정을 겪고 있으니, 대다수의 투자 관점은 '존버'와 '능력있으면 분할 매도 후 저점 매수'이다.
비트 불패가 신앙처럼 여겨지는 현시점에서 조심스럽게 과거 자료를 상기해본다.
2014년 마운틴 곡스 파산 사태 이후, 비트코인은 변곡점을 맞이한다.
당시 $100 수준이었던 비트코인은 $1150 최고점을 찍은 후, 1년 간 하락하며 $250에서 지루한 횡보를 이어간다.
단기간 10배 상승과 긴 하락장으로 인한 80%의 비트코인 가치 증발.
다시 2017년 비트코인 차트를 가져온다.
이번 하락이 변곡점의 시작일 수도, 혹은 모두의 예상과 같은 조정장으로 대세 상승을 이어갈 수도 있다.
나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열렬한 투자자이며, 블럭체인 기술이 바꿀 미래를 상상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가 대세 하향으로 바뀔 가능성을 염두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대세 하락장으로 전환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근거에 기반한다.
i)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이후, 거품 붕괴론
CME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된 18일을 기점으로, 하루도 빠짐 없이 숏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선물 하락이 현물 시세를 흔들어서 현물의 가격 하락을 유도한다.
ii) 풀리지 않은 테더 의혹
비트파이넥스 거래소가 테더를 실제 달러 없이 발행하여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는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 웰스 파고의 보증이 사라진 이후, 테더와 매칭되는 달러 잔액을 보증하는 은행은 명시되지 않았으며 확인할 방법이 없다. 최근에 테더 해킹 사건 또한 발생하였으며 헤프닝 처럼 지나간 전례가 있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비트파이넥스 뱅크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테더 위에 올려진 비트코인의 가치는 상당 부분 훼손될 확률이 높다.
** i)에 가담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주관적인 상상력이 개입되었음을 감안)
헷지 펀드(기관 투자자)
현시점 암호화폐 시장은 매우 과열되었고, 개인의 매수세는 매도세를 압도한다.
거대 자본을 투입하는 기관 투자자의 입장에서 개미들과 같은 'long' 포지션으로 베팅한다면 '비싼 비트코인'을 더 비싸게 매입해야 한다.
1천만원, 1억원을 가진 개인 투자자가 '잡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메로나가 발생한다. 기관의 자본으로 원하는 수량을 확보하고자 하면 엄청난 시세상승을 이끌며 매집할 수 밖에 없다.
자본 시장은 제로썸 게임으로 한쪽이 돈을 잃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기관이 개미의 편에 서는 것이 무척 어색해 보이지 않는가?거대 채굴 집단(비트코인 대주주 or 세력)
거대 채굴 집단의 입장에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무조건 손해일까?
비트코인은 고점을 기점으로 매우 높은 거래량이 터졌다. 이때 세력들은 비트코인 숏 포지션을 매집하고, 대량 매물을 개인에게 떠넘겼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GMO를 비롯해 많은 대기업들이 비트코인 채굴 산업에 진출을 선언했다. 기존 사업자가 새로운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격 하락을 유도했을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이미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비트메인'의 경우, 새로운 경쟁자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채굴기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중 하락장이 발생한다면, 신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트 불패는 영원한가.
나 역시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