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내 대각선 뒷자리 실원이 짐을 뺐다.
분명 어제 밤까지 자리에 있었는데 오늘 아침 가보니 텅 비어있었다.
그 사람이 준비하던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집에서 공부를 하려는 것인지 아님 막판에 학원에서만 공부하려고 하는것인지는 난 알 수 없었다.
난 그 사람의 이름도 성도 모른다. 나이도 모른다.
지난 수개월동안 매일 얼굴을 봐왔지만 단 한번도 말을 섞어보지 않은 사이일 뿐이다.
하지만 기분이 묘하다. 왠지 모를 서운함이 몰려든다.
서운해 할 것이 없는 것이 맞는 사이일텐데도 서운함이 든다.
그냥 가기 전에 인사라도 해주고 가지는. 아님 포스트잇 한장이라도 주고 가지는.
그 사람도 짐을 빼면서 나의 자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을까. 아님 무거운 책을 옮기느라 바빳을까.
내가 오지랖이 많은건지 아님 그냥 요즘 외로워서 옆자리 사람들한테라도 정을 주는건지 모르겠다.
그 사람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