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가 돌아왔다
사실 저는 HOT팬이 아닙니다.
HOT VS 젝키 대결 구도일때는 젝키를 좋아했고
신화가 나오자마자 신화로 갈아타 지금까지 20년째 신화창조로 활동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번 토토가가 나오고
주위에 HOT팬이었던 친구들에게 싹 연락을 돌렸는데
아니나다를까, 울고불고 눈팅팅붓고 죽기 전 소원이뤘다고 행복해들 합니다.
오랜만에 HOT 멤버들을 보니
눈밑에 주름 진 모습을 보고 참 뭐랄까...
'그때 그 오빠들이 맞나?'
'그때 혈서 쓰고 노숙하던 club H.O.T. 언니들은 다 어디갔을까?'
뭔가 묘연한 감정에 빠집니다.
그때 그 오빠들은 왜 그렇게 커 보였을까요?
우리는 그때 어떻게 그렇게 열성적으로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었을까요?
H.O.T에 관련된 썰썰썰
1
HOT VS 젝키 대결 구도에 접어들때 전 젝키를 좋아했고,
가방에 주렁주렁 젝키 사진을 인쇄한 뱃지를 달고 댕겼죠.
그런데 청소시간이 끝나고 난 뒤 제 가방은 쓰레기장에 처참한 몰골로 발견됩니다....
이유는 젝키팬이라고^^^^...
범인 찾아냈고 한바탕 싸웠던 추억..
2
젝키팬인 저를 계몽시키겠다고 절친한 친구가 HOT 테이프를 복사해 매일매일 등하교길에 같이 들었던 것.
교내 방송에 늘 HOT노래만 나와서 전곡을 외울 수밖에 없었던 것.
그리고 쉬는 시간마다 팬들이 HOT 노래 가사를 칠판에 적어놓는 바람에
지금까지 가사를 토씨하나 안틀리고 기억하는 것.
결국 영업당해(...) HOT 4,5집은 제돈 주고 샀슴돠...
3
club H.O.T에 가입하려고, 콘서트 가려고 인터넷 뱅킹이 안되던 그 당시
친구와 친구 언니는 은행 앞에서 노숙을 했습니다.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저는 친구 엄마에게 친구가 저희 집에서 잤다고
열성적으로 거짓말 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그 무통장 입금증 코팅해서 보물처럼 가지고 있던 것도 추억...
4
HOT가 해체되던 날 친구들이 세상 떠나갈 듯이 울고 학교 결석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양호실에 식음을 전폐한 친구들이 세상 다산듯이 누워있던 것도요.
그리고 HOT를 좋아했던 친구들은 정말 철 안타고(..)
HOT에 대한 의리를 지켜내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HOT가 해체된 지 한참 된 때도 제 친구들의 책상을 보면 칼로 Forever H.O.T.가 새겨져 있었거든요.
물론 지금 다른 아이돌을 귀여워는 해도(....)
본인의 본진은 클럽 H.O.T.라는 걸 늘 기억하고들 살더라고요.
그래서 그들에게 이번 토토가는 정말
제가 상상하는 것을 넘어선 감동이었을 겁니다.
HOT팬도 아니고, 해체된 가수에 대한 향수를 가지지 않았다만 (신화 만세!!)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니 정말 추억에 푹 젖게 되네요.
저는 그때 겨우 초딩~중딩때였는데, 저보다 조금 더 연배 있으신 분들에게는 더 감동이 되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