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평소처럼 퇴근 & 하원한 저녁.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하니 잘 놀았답니다.
"친구들이랑은 안싸웠어?"하니 아이가 울먹울먹 눈물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OO이가 나를 이렇게 세게 때렸어. (자기머리를 빡!하고 침)
그리고 내입에 색연필을 넣었어. 내입에만 넣은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 입에도 넣었어.
영어선생님이 말렸는데 소리를 지르면서 영어 선생님 얼굴을 할퀴었어.
너무 무섭고 아파서 울것 같았는데 선생님이 걱정할까봐 울지는 않았어."
하며 대성통곡을 하는 겁니다.
가뜩이나 등원한 지 한달도 안된터라,
다른 친구들은 다 알아왔던 친구고 본인만 새친구라 적응하기도 힘들었을텐데
그동안 묵묵하게 잘 해내줘서 고마웠던 내 아이.
그런데 그 대견하고 금쪽같은 내새끼가 맞고 들어왔다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아 다음날 당장 선생님께 시간날때 전화를 달라고 했죠.
요지는 그렇습니다.
"그 친구는 조금 아픈 친구다. 발달이 느린 친구라 가끔 그런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나쁜 친구는 아니다. 아이의 엄마도 이 문제를 알고 있어서 언어치료 등을 다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4살부터 여기에 다녔던 친구라 다른 친구들은 양보도 하고 배려하며 지낸다.
아마 XX(제 아이)는 그런 걸 처음봐서 무서웠을 수도 있다.
앞으로 때리거나 하는 건 절대 못하게 하겠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을 이해해 달라. 죄송하다."
아..
솔직히 그런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해서였을까요.
그저 짓궃은 친구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예상밖의 대답이라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른 채로 대충 일단 알겠다며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아이에게
"OO이는 마음이 아파서 조금 별난 행동을 할 수도 있어.
무서워할 필요 없어. 선생님이 항상 계시니까.
하지만 그 친구가 때리거나 너를 아프게 하거나 한다면 꼭 엄마와 선생님에게 얘기 해야해."
라고 말해주었죠.
아이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마음이 아픈 친구, 혹은 느린 친구라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왜 마음이 아파요? 안아픈데요? 건강해요!
느려요? 왜 느려요? 아니에요. 달리기가 빨라요!)
솔직히 아이에게 양보와 배려를 가르치기에 우리 아이는 '맞았거든요'.
의도한 바가 아니라 해도 우리 아이는 나름 극도의 공포와 아픔을 겪었는데
아이에게 마냥 양보하고 이해해달라고 할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께도 어제와 오늘 알림장에
'아이에게 말해주기는 했지만, 아직은 아이가 극도로 무서워하니
그 친구와 짝을 시키거나 그런 밀접한 활동을 하지 않게 지도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가 그 상황을 적응하고 이해할 수 있을때까지는 부탁드린다.
어른인 나는 그 친구의 사정을 이해하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우리 아이는 지금 극도의 공포 상태이니 양보와 배려를 억지로 바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아침 등원을 준비하는데
며칠 전까지 신나서 혼자 양치하고 옷 고르던 아이가
밍기적밍기적 거립니다.
문을 나서서는 "사실은 어린이집 가기가 너무 싫어요. 무섭고 겁이 나요...."하고
또 눈물을 보이네요.
직장을 가야해서 어쩔 수 없이 안고 얼러서 어린이집에 보내긴 했지만
하루 종일 마음이 쓰여 일도 손에 안잡힙니다.
여러분이라면 대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제가 뭘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