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그래, 언어는 불완전한거야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언젠가 언어의 불완전성에 대해 이야기했던 날이 떠올랐어. 언어는 정말 교활한 것 같아. 생각을 잘 전달하지도 못할 뿐더러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으니 언어는 정말 교활하다. 또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언어, 문자로 옮기려다 실패한 일,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생기는 오해와 시비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언어는 불완전한 게 아닌가 싶다. 내뱉어지는 그 순간 본질이 증발되어 버리는 것. 그런 게 언어인가.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 언어는 정말 불완전해.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소통이 되질 않지. 게이 아저씨는 혼자만의 언어와 기호로 파이집 젊은 직원을 떠보지만 그가 던진 추파는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지. 러시아 스파이끼린 자신들만의 비밀스런 암호를 매번 잊어버려. 폭력적인 욕망으로 가득찬 존재의 일방적인 소통들 . 결국 말을 한다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해하는 일인가.
엘라이자는 언어 장애를 지닌 청소부야. 그리곤 우연히 실험실에 온 잉어인간(?)에게 정을 느끼게 되고 감정을 나누게 돼. 둘 다 말을 못하지. 하지만 음악을 들으며 서로 교감하고 작은 손짓 몸짓으로 공감을 나누지. 물가에 버려진 말 못하는 여자와 뭍으로 끌려나온 말 못하는 잉어인간이 서로에게 어떤 동질감을 느낀걸까.
어쨌든 언어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 이미지를 따라오지 못하는 불완전한 어떤 것인가? 오롯이 전달되어지지 못하는, 입 밖으로 새어나가는 순간 날아가 버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