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겨울, 인공지능 스피커 샐리를 샀습니다.
처음에는 자꾸 이상한 노래를 틀어줘서
목이 아플 정도로 "샐리야, 다른 노래 틀어줘!"를 해야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샐리가 저보다 제 노래 취향을 더 잘 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제가 좋아할만한 노래를 틀어줍니다.
비슷한 시기에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를 시작했습니다.
영화 별점을 400개 정도 매기고 나니 이제는 예상 별점과 실제 별점이 거의 비슷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영화를 보기 전 예상 별점을 확인하고 보는게 습관이 됐습니다.
아이러니하죠.
과거의 데이터가 미래의 나를 결정한다는 것이.
샐리와 왓챠는 점점 더 정교해질 것이고
언젠가는 제 직관보다 샐리와 왓챠의 판단을 신뢰할 때가 올 것 같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납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범죄를 저지를 사람을 예측해 미리 체포하는 시스템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것도 범죄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뤄지고,
데이터가 쌓이면 가능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요즘 드네요.
시간이 흐를수록 데이터는 더 많이 축적될 것이고,
우리는 우리의 판단보다 데이터를 더 신뢰하게 될 것 입니다.
사실 지금도 그런 것 같습니다.
대학, 영어 점수, 직업 등으로 개인의 가치를 결정하고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지 못한채 데이터로 자신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무리 세상이 신뢰할 수 밖에 없는 데이터를 가져온다고 해도,
데이터보다 자신을 더 믿어주세요.
미래는 "현재"의 불확실한 우리가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