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영의 휴가 날, 일라는 설레는 마음으로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파란 베레모와 하늘색 코트, 특이한 장식들이 달린 치마를 입은 키가 큰 일라는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녀는 웃으며 손짓하는 규호를 보고 미소지었다.
" 안녕하세요."
그녀는 의자를 끌어 앉아 웃으며 그를 바라봤다.
' 참 잘생겼다.'
그는 미소로 화답하며 웃음을 지었다.
" 저는 24인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일라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28이에요."
"아 그럼.. 서로 말 놓고 오빠라 불러도 되나요?"
규호는 당황한 듯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는 정신을 다잡고 대답했다.
" 저는 나이 차에 상관없이 서로 존댓말을 썼으면 좋겠어요. 서로 존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 와.. 매너 봐...'
일라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 좋아요!"
규호는 겉으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존댓말은 자신에게 거는 제동 장치 같은 것이었다.
함부로 대해도 될 사람과 안 되는 사람을 구별하는 장치. 일라는 특별히 일영을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는 사람이었다.
' 푼수가 따로없네.'
그는 속으로 일라를 비웃었다.
확실히 일라는 그의 타입은 아니었다. 그는 좀 더 조용하고 가녀린 타입을 좋아했다.
" 저희 오빠도 직업군인이거든요.."
일라는 스테이크를 썰며 말을 이어갔다.
" 데이트는 휴가 때밖에 안되긴 하겠지만, 괜찮아요. 저도 인턴하느라 바빠서, 그렇게 며칠 보는 거 기다리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그녀는 규호에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
"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그래도 휴가 때는 항상 일라씨 먼저 보러 갈게요."
규호는 일라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일라는 속으로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그녀는 이미 그와 결혼식장에 가있었다.
데이트를 마치고 규호는 일라에게 꽃다발 하나를 건네 주었다.
" 라일락 꽃다발이에요.. 말 장난 같지만."
그는 씩 웃었다.
" 고마워요! 너무 예뻐요."
일라는 까치발을 들고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규호는 인상을 찌푸리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는 잠깐 일라를 통해 일영을 자기 편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후회했으나 곧 그 생각을 떨쳐냈다.
일라는 계속 손을 흔들며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규호는 떨떠름하게 손을 흔들어줬다.
" 워후~~!!"
일라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라일락 꽃다발을 봤다가 춤을 추며 탭댄스 걸음으로 아파트에 들어갔다.
1화~14화 링크: https://steemit.com/kr/@zoethehedgehog/nmjh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