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요즘에는 인생에 '때' 라는게 존재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물론 스스로도 "그래 그땐 ~할 나이지" 라는 말을 하긴 하지만,
정말 이 나이에는 이걸 해야지 하는 그런거. 어떤 Stage 같은거.
얼마 전에 회사에서 친한 동료가 억울하게 해외로 인사발령이 났다.
갑자기, 그것도 분쟁국으로.
근데 언니가 가장 먼저 걱정했던 건 "아, 나 지금 다녀오면 결혼 때 놓치는데... "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안타깝기도,
무언가 남일 같지 않음에 안쓰럽기도 했다.
나는 그 일이 하고 싶은지 아닌지
함으로써 내 인생이 조금 더 재밌을지 아닐지 보다는
내가 지금 해결해야 할 과제를 조금 더 먼저 쳐다보게 되는 순간이랄까.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사람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해도 된다고,
아니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하면서.
근데 이제는 더 이상 적지만은 않은 지금 나이에서,
이직과 휴직을 동시에 고민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나는 내가 정말 미천하게나마 이뤄온 것들을 잃어버릴까봐
조금 쉬면 나의 ‘때’를 놓쳐버릴까봐 세상 고민 다 끌어안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하고싶었던 일이 내 생각과 다름에서 오는 허탈함도 있겠지만.
'지금'에서 조금 자유해져서
하고싶은 일, 내가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일들을 다시 찾았으면 좋겠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들 지지 마시길.
비에도 지지말고 바람에도 지지말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사시길.
다른 모든 일에는 영악해지더라도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 앞에서는
한없이 순진하시길.
ㅡ 우리가 보낸 순간,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