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 이 영화와 관련해서 역사 왜곡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역사 왜곡이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찾아보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그냥 영화를 보았고, 역사에 무지한 입장에서 그냥 감상평을 써보려고 한다.
배운 역사와 견뎌낸 삶
역사를 공부해서 과거의 경험을 배우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고들 한다. 학창 시절 선생님들이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수도 없이 했던 말인 것 같다. 학창 시절 내가 배운 역사는 정보였던 것 같다. 그냥 어느 날 주권을 잃었는지, 왜 잃었는지, 그리고 누가 독립을 위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배웠다. 하지만 그 시대를 실제로 살아온 조선인들에게 나에게 단순한 정보인 역사는 견뎌내야 했던 삶이다.
이런 대사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위안부로 날 보낸 것도 조선 놈들이고, 여기(군함도)로 나를 보낸 놈들도 조선 놈들이다." 그 대사를 들으면서 내가 배운 역사와 조선인들이 견뎌내야했던 삶 사이에서 상당한 괴리가 느껴졌다. 영화 속 화면을 통해서 그들의 삶의 단면이 관객인 내 눈 앞에 펼쳐졌지만 그들의 삶의 무게를 전적으로 느끼기에 나는 역부족이었다.
친일과 반민족의 경계
영화 <군함도>를 보면서 생각해보 다른 문제는 "친일", "반민족"이라는 개념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어쩌면 당시 조선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애국도 친일도 아닌 생존이었을지 모르겠다. 지배와 피지배를 떠나서 어쩌면 당시 전 세계 인류는 생존과 죽음의 기로에 서있었을 것이다. 영화 <군함도>에서 묘사된 조선인들 역시 생존을 갈망했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었을 것이다.
생존을 위한 친일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 군함도에서 일본인들에게 끌려간 소녀가 일본인들의 술시중을 들다가 겁탈을 당하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무대에 올라가서 춤과 노래를 부르며 "일본 천왕 만세"라는 말을 크게 외친다. 이 어린아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일본 천왕 만세"라는 말을 외쳤다.
아마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일을 빈번하게 겪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친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행동이었을까? 내가 만약 그 시대에 살았다면, 나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어디까지 갔을까?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나라면 과연 애국이라는 가치를 숭고하게 지킬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물론 영화 <군함도>에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행동을 한 인물도 묘사된다. 겉으로는 애국자처럼 행동하고 말하지만 실상은 민족을 배신하고, 착취하는 일을 하는데 말성임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경우 친일, 반민족이라고 누구나 말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정도의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영화 <군함도>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역사와 친일, 애국에 대해서 한 번 쯤 생각해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Original Post Here: https://vistadelmundo.tistory.com/459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436391?language=en-US
평점 : 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