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들 하셨습니까? 입니다.
오늘부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들 중 하나인 "평양냉면"에 대해 소개해볼까 합니다. 평양냉면은 조선의 제 26대 왕인 고종도 매우 즐겨먹었던 음식이며 만화 식객에도 등장하는 바로 그 평양냉면입니다. 몇 년 전, 수요미식회라는 TV프로에서 평양냉면 특집을 방송하며 더 유명해진 음식이 바로 평양냉면이죠.
(저는 수요미식회에 나오기 이전부터 평양냉면 매니아였습니다. 에헴)
평양냉면을 즐겨먹는 사람들 왈 "평양냉면을 즐기지 못하면 진정한 미식가가 아니다." 라고 합디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타 지방 음식에 비해 맵고 짠 음식에 익숙한 경상도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평양냉면을 즐기지는 않았습니다. 최고 존엄 핵탄두급 경상도 상남자이자 완에서 투쁘라쓰 이상 한우 갈비살과 등심 또는 광어회 외에는 잘 드시지 않는 저희 아버지도 결국 실패한 음식입니다. 오리지날 평양냉면의 육수는 다소 심심한 맛이기 때문에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평양냉면의 육수를 소위 '걸레 빤 물의 맛'이라고 표현하는데 평소에 걸레 빤 물을 많이 드셔본 모양입니다. 먹으면 아마 죽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물론 저희 부친께서는 그런 표현은 안 하셨어요.) 하지만 평소에 미식가라고 자부하고 아버지의 피를 받은 경상도 맨으로서 평양냉면에 처음 도전할 때 오기기 생기더군요.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 라고요.
결과는 #로맨틱 #성공적 × 1,000,000 보팅.
그래서 평양냉면으로 유명하다고 방구 좀 끼는 곳은 왠만하면 다 가봤는데요, 그 중 제 혓바닥을 최고로 황홀하게 해 준 곳은 을지로에 있는 "우래옥(又來屋)"이었습니다. 식당의 이름처럼(또 우: 又 올 래: 來 집 옥: 屋, 풀이 하자면 '또 오는 집') 이 집의 음식은 저를 또 이 식당에 오게 만듭니다. 지구상에서 가보았던 식당 중, 제가 5점 만점에 5점을 주는 곳이 딱 두 군데인데 그 중 한 곳이 바로 우래옥입니다.
(참고로 저는 식당 점수에서 5점 만점을 거의 주지 않으며 5점 만점 중 나머지 한 군데는 미국에 있습니다. 그건 뭐 차차 기회가 되면 소개드리기로 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주말에는 대기하지 않고는 바로 입장이 불가합니다. 수요미식회의 영향이 대단하긴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오래 줄을 서진 않았는데 수요미식회에 우래옥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기본 2-30분은 대기를 해야합니다.
다들 혼밥은 해보셨겠지만 혼자 고기 구워보신 적 있습니까? 저는 있거든요 혼자 고기 꿉쓰 해본적. 우래옥에서 최초로 해보았습니다. 이 걸 말씀드리는 건, 제가 우래옥에서 항상 주문하는 메뉴가 정해져있어서 그렇습니다ㅎㅎ 바로 물냉면과 불고기 입니다.
기본적으로 평양냉면의 육수는 양지머리와 마늘, 파 등 각종 채소를 물에 넣고 끓이면서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하는데 제 느낌상 우래옥의 육수는 간장으로 간을 한 것 같습니다. (만약 아니면 개쪽인디) 사실 그 것까지는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육수의 고기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냉면에 식초나 겨자를 넣는데 이 것 때문에 사람들이 일반적인 고기집에서 파는 냉면에 식초와 겨자를 넣어 먹게 된 듯 합니다. 고기 육수도 아닌 주제에. 하지만 평양냉면을 즐기는 사람들은 식초나 겨자 등 어떠한 조미료도 첨가하지 않습니다.
어쨋든 평양냉면의 맛의 승부에서 육수가 90%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머지 10%는 면의 식감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우래옥 냉면 육수는 다른 식당의 육수보다 진하면서 고기 맛이 더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사실 다른 곳의 육수보다 조금 더 짠 맛이 강합니다. 그래서 더 맛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고명은 식당마다 다른데 우래옥은 냉면의 고명으로 기본적으로 양지머리 편육과 백김치, 그리고 채 썬 배를 올리며 소량의 파와 미세한 양의 고춧가루를 얹습니다. 삶은 계란은 당연히 올리고요. 배 밑에 매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평양냉면의 면은 메밀면인데 우래옥에는 메밀가루 함유량이 더 높은 '순면'도 있으며 순면은 추가금액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메밀가루 함유량이 높으면 면에 탄력이 줄어들고 씹었을 때 잘 끊어지기 때문에 저는 전분을 함께 섞어 반죽해서 적당히 쫀득쫀득한 일반면을 더 좋아합니다.
불고기는 일반 한우 불고기인데 제가 이 걸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고기를 다 먹어갈 때 쯤 사리를 넣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리는 냉면 사리와 같지만 종업원분께 '불고기에 넣을 사리'라고 말씀드리면 사리에 약간의 참기름과 양념을 섞어 줍니다. 그리고 불고기 육수에 끓이면 면이 좀 더 익으면서 국물과 함께 살짝 걸쭉해지는데 면을 입에 넣는 순간 바로 혀르가즘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5점 만점에 5점인 우래옥이었습니다.
<주소>
우래옥
서울특별시 중구 창경궁로 62-29
그럼 저는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