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 fantasy. 시원시원했던 보컬과 감각있는 사운드로 한참 좋아했던 노래다. 연습실에서의 녹화 영상을 보니 예전에 친구들과 직장인 밴드 했던 시절이 생각나서일까? 공식 음원에 비해 밸런스는 떨어지지만 이 영상이 더 마음에 든다.
다들 일과 연애로 바빠서 연습은 주로 주말 아침 또는 밤 늦은 시간에 했다. (그만큼 우선 순위가 낮았다.) 한참 일이 바쁠 땐 밤 늦게 연습하고 다시 회사로 갔던 기억도 있지만, 대부분의 끝은 역시 술자리였다. 멤버 대부분이 술을 좋아하고 잘 먹어서 밴드 하는 동안 다 같이 살이 쪘던 슬픈 기억.
회사 일에서 벗어나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시작했던 밴드였는데 보컬은 레슨을 받아도 원하는대로 실력이 늘지 않아 나중엔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오히려 밴드에서 탈퇴하고 무슨 이유에선가 갑자기 발성법을 뒤늦게 터득했는데 이젠 집에서 2층에 있는 남편 부를 때 말곤 쓸 데가 없다.
Don fantasy도 불러보고 싶었지만, 나 포함 멤버들의 실력상, 그리고 좋아하는 장르가 제각기라 할 수 없었다. 답답한 날 이렇게라도 소리를 지르면 마음이 편해질 것도 같은데, 아쉽게도 이 곡은 노래방에도 없다. 왜 내가 좋아하는 곡은 대중적이지 않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