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문을 언제쯤 사용할 수 있을까....
사실 요즘은 휴직중이라 병동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 보다는 계속 이슈가 되는 이야기 밖에 생각나지 않아 간호사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았다. 쓰다보면 내가 우울해져서...
간호연대 단톡방에 이런 사진이 올라왔다.
1호의 입학.. 3,4호의 새로운 어린이집.. 수영까지 나에겐 바쁜 일이 많았고, 5호도 계속 돌봐야하며 집안일은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다. 그래서 난 저사진을 보면서 내 감정을 저 곳에다 쓰고 싶지 않았다. 당장 나와 관련된 것이 아니니 마음 한켠으로 미뤄뒀다.
하지만 계속해서 올라오는 단톡방의 이야기들.. 기사들... 나의 마음을 괴롭혔다.
아산병원 앞에 추모 리본을 달았더니 병원에서 새벽에 철거해가서 다시 달러가신다는 선생님도 계시고..
추모식에 가서 자유 발언하다 울음이 터졌다는 이야기도 보인다.
정의당에서도 직장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법안을 발의한다는 이야기도 보인다.
단톡방이 오픈 형태이다보니 상관없는 사람들이 와서 이상한 질문과 말을 하며 그곳에 있는 다른 선생님들을 자꾸 분노케 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 정말 남의 상황을 공감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건지.. 공감할 수 없으면 그냥 가만히라도 있어주면 좋을것을...
이렇게 저렇게 계속 보고는 있지만 이에 관해 글을 쓰려고 하면 고민도 하고, 이런 일들을 내재화 해서 계속 생각을 하다보면 내 맘도 같이 힘들어지니 주변 상황이 바쁜 이 시점에는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어제 숙모의 전화를 받았다. 사촌동생이 이번에 간호대를 졸업해서 취직했는데, 하필 대구에서 박봉에 태우기로 악명 높은 곳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나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촌동생이라 나한테 상의하는것이 힘들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나한테 한마디라도 물어봤으면 좋았을것을... 나라면 절대 추천하지 않았을 병원이다. 그리고는 하시는 말씀이 이제 교육 받은지 얼마 안됐는데... 동기가 내 사촌동생을 시쳇말로 따를 시키는 모양이다.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나.. 며칠을 고민하더니 결국 수쌤에게 못하겠다고 말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서 숙모한테...
엄마한테는 정말 미안한데... 나 절대 후회안할테니 그만두고싶어..
라며 전화도 안받고 구구절절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고 박선욱 간호사가 떠올랐다. 맘이 착찹했다.. 화도 났다.
내가 일하기 힘든건데, 왜 엄마한테 미안한건가... 이 부분에서 화가나기 시작했다. 간호사를 하는 대부분의 딸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것도 화가난다. 자기 인생이지 엄마 인생인가...
그리고 이렇게 내 주변일이 아니라고 미뤄두었던것이 내 주변일이 되어버렸다.
숙모가 이래저래 말씀을 하시길래... 됐고, 사촌동생을 점심때 쯤에 집에 보내달라고 했다. 아무래도 엄마의 입장에서 들은 것을 나에게 전달해 주는것 보단 병원 상황을 아는 내가 듣는 게 정확하게 알 수 있을것 같아서..
그런데 아직 연락도 없고 안 오는 걸 보니 사촌동생에게 내 말이 전달이 잘 안됐나보다. 아니면 사촌동생이 나에게 이야기 하기 싫거나...
사촌동생을 만나게 되면..
좀만 버텨라..
사회생활 다 그런거다...
이러고 나가면 다른데 갈 때도 없다.
그나마 그병원이 괜찮다.
이딴 이야기는 안 할 것이다.
이런 이야긴 고 박선욱 간호사도 그럴것이고... 나도 수없이 들어왔다.
내가 이상한건가? 내가 일을 잘 못하는건가? 를 수없이 되뇌이며 내일은 잘해야지.. 공부 열심히 하면 될꺼야.. 로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을 하러 가지만 병원 상황은 항상 녹록치 않다. 못됨을 너무 많이 쳐드신 선배들은 나의 다짐을 짓밟기 일쑤다. 그러다 사고라도 하나 치면 난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이 되어 다시 나를 자책한다.
나는 고 박선욱 간호사였고, 내 사촌동생이었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난 다행히 태움의 타겟이 내 친구에게로 금방 넘어가서 만 3년을 버티고 그만둘 수 있었다. 내 친군 나보다 뒤늦게 들어와서 나보다 먼저 그만뒀다. 다행히 병동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희망하는 심사평가원에(상근직이라 대부분 부러워하는 곳이다.) 떡~하니 취직을 해서 그만둔 것이라 박수치며 보내줄 수 있었다.
그때 그렇게 괴롭히던 선배 간호사들이 내 친구를 부러움의 눈으로 쳐다 볼 때, 난 내 친구가 넘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통쾌했다.
JTBC의 소셜스토리 라는 곳에서 동영상을 보았다. 링크를 걸어두니 시간이 되시면 이웃님들도 한번 보셨으면 좋겠다.
https://www.facebook.com/JTBCstandbyyou/videos/840984839408018/
동영상 후반에 나오는 노래 가사 중
나는 너였다.
나는 너이다.
나를 잃지 않겠다.
나를 지켜봐줘.
더는 울지 않겠다.
나는 너이다.
어떤 사람들이 보기엔 사회생활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간호사가 뭐가 그리 대단하길래 추모하고 여기저기 기사가 나오냐? 그것보다 더 힘들게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이런 일을 계기로 전국 곳곳의 고 박선욱 간호사였던 간호사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안전까지도 보장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