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팀잇이 좋다. 가입한 2017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처음에는 며칠 동안 눈팅을 주로 했다. 글이 생생했다. 아주 잘쓴 글들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묘하게 재미가 있었다. 주제도 독특한 것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블록체인에 대한 소개가 많아서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를 자극했다. 보상을 준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보상. 그렇다. 보상. 보상 없는 스팀잇은 모다?
모다?
모다?
그냥 불편한 블로그지. 솔직히 말해 보상이란 것이 가장 매력적이다. 현금화 할 수 있는 암호화폐. 그 매력에 이끌려 까까값이라도 벌어볼까 들어와서 도리어 스팀파워 올린다고 돈을 넣은 사람들 분명 있을 거다.
10년 전에는 블로그를 열심히 했다. 그 때는 어딘가에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내 속을 달래주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였다. 그러니까 동기가 있는 글쓰기였다. 행복한 사람은 일기를 쓰지 않는다는 글귀를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인생 살만해서인지 호구지책에 급해서인지 언젠가부터는 글을 쓰지 않았다. 글은 필요해서 쓰는 거였다. 업무 상 이메일을 보내거나 논문을 쓰거나 서류 제출 시 보고서를 작성할 때만 글을 썼다. 하지만 그것도 작년 12월까지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글을 쓰고 있었고 지금도 쓰고 있다. 뭘 쓸지 별로 고민도 되지 않았다. 막 썼다. 어쩌면 사람이 암호화폐로 이렇게 바뀔 수 있나. 어떻게 바뀐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보상은 강력한 동기 부여 요인이다.
그런데 보상은 사실 비효율적이다. 글을 쓸 시간에 일을 하는 쪽이 더 짭짤하다. 물론 일이란 어느 정도 '하기 싫다'란 속성이 있기 때문에 취미생활을 겸해서 스팀잇에 글 쓰는 게 더 재밌긴 하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스팀잇의 매력은 보상 만은 아니란 뜻이다.
보상이 사람들을 몰리게 한다면 그걸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 점에서 스팀잇의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사업을 하려면 자본도 있고 뭐도 있어야 하고 하여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많고 힘들었다. 스팀잇에서는 가진 거 별로 없어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할까. 다른 사람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으나, 심리상담이라는 휴먼 서비스 영역에서 일하는 내게 스팀잇은 홍보하기에도 좋고 밋업이란 이름 하에 이런저런 워크샵을 해 보기도 좋은 곳이다. 물론 실제론 해 보진 않았다. 왜냐하면 마음 먹는 순간 스달이 똥값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스달 부자가 되어서 9번방의 MBTI 그룹 프로그램에 100번씩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일단 호시절이 올 걸 대비해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좋겠다. 예술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에게도 스팀잇은 자신을 알리는 좋은 창구가 되지 않았을까. 네이버 블로그 백날 해봐야 드는 생각은 어떻게 해야 방문자 늘릴까 뿐이지만 스팀잇에서는 좀 더 확장된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물론 그걸 실제로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좋아하는 이유가 또 있을까? 이웃들.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다. 보상 때문에 오히려 본연의 매력이 잘 나온다고 생각한다. 친근한 이웃들이 요즘 뜸해서 좀 서글프다. 글은 안 써도 좋고 보팅을 안 해도 좋으니 가끔 댓글로라도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하면 좋겠다.
여기까지 썼는데 뭔소리를 했는지 모르겠다. 이건 다 가 만들어준 대문 때문이다. 이런 마약 같은 사람도 만나고 참 좋은 곳이다. 스팀잇. 오늘도 한 명 영업해서 가입까지 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