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브루클린버거조인트
-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84길 10
계속 한식만 주구장창 먹었던 터라 오늘은 무조건 '미국맛'을 먹어야한다고 말했다.
주말의 코엑스 미어터지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자리를 낼 자신은 없고, 코엑스 '밖'에서 먹자고 말하다가 문득 여기,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가 떠올랐다.
바깥 온도는 30도가 넘는데도 감히 나와 함께 시원한 코엑스를 탈출할 용기를 감행해주어 동료에게 감사했다.
그치만 여기서 햄버거를 맛보면 당분간 다른 햄버거는 썽에 안찰걸? 하며 자신만만해하니 곧잘 따라오더라.
오크우드 호텔쪽에서 길을 건너면 가게는 금방 나온다.
실내는 다른 지점처럼 미국 휴게실 패스트푸드점 분위기 (?)
미국식 햄버거집에 오면 꼭 시키는 '클래식 바닐라 밀크쉐이크' (5,500원) 과 '브루클린 라거 생맥주' (8,800원)은 먼저 나왔다.
밀크쉐이크는 감자튀김을 찍어먹는 용도로 시켰고, 맥주는 너무 더운 날씨에 타는 소화기를 잠재우기 위해 시켰다.
친구들과 세계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의견은 두 갈래로 나뉜다.
휴양지나 아시아는 자주 가기 쉽고 짧게 가기도 쉬워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는 않지만, 멀-리 떠나는 장기 여행의 경우 우리들은 각자가 '유럽파' 인지 '미국파' 인지 그 성향이 확실하게 보인다.
(아마 스티미언들도 분류할 수 있을걸?)
하지만 이 모든건 우리끼리 장난으로 분류해본 것이니 믿거나 말거나
'유럽파' 친구들은 낭만적이다.
여행의 하루하루를 멋진 야경을 보며 (아마도 에펠탑) 노상에서 와인을 즐기고 풍경과 여유로움을 노래한다.
낮이면 동행을 구해 기차를 타고 차창으로 보이는 산중턱의 작은 마을의 풍경을 카메라로 꼭 담는다.
아기자기한 특산품에 감동받고 여행의 쉬는 시간은 노래를 들으며 엽서를 쓰곤 한다.
희안하게도 유럽인들의 특성인 느긋함을 닮아 일처리가 빨리빨리 되지 않더라도 마음을 졸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미국파' 에 속하는 나와 다른 친구들은 다르다.
자본주의에 감명받아 아무리 더워도 실내는 파워냉방임을 즐기고 여행때나마 호탕함이 생긴다.
밤이면 펍에서 시끌벅적하게 맥주잔을 부딪히고 뭐든지 거대하고 많음에 입을 벌린다.
디즈니나 엠앤엠의 캐릭터 상품을 둘러보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보낸다.
나라가 큰 만큼 어디를 걸어서 간다는 생각을 신중하게 하지 않고 웬만하면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하고 그 안에서 편리함을 느낀다. 팝송을 듣지만 따라 부르기도 많이 한다. '많이 존재함'에 익숙해진다.
이렇게 우리들 맘대로 분류해놓고 아 넌딱이네! 하며 하하호호 하기도, 너에게 우리편의 행복함을 맛보게 하고 싶다며 설득하기도 한다.
아! 그리고 난 음식도 미국파.
머지 않아 햄버거가 나오고 추가로 시킨 감자튀김도 나온다.
치즈가 삥- 둘러져 있는 '치즈스커트 140g' (10,300원) 과 패티의 진득함을 맛볼 수 있는 '냅킨 플리즈 140g' (10800원) 을 단품으로 시키고 아무것도 올리지 않은 '프렌치 프라이즈' (7,000원) 을 추가했다.
햄버거 세트로 시키면 프라이 반사이즈와 음료를 같이 받을 수 있다.
프라이 반 사이즈의 양도 적지 않으니 탄산음료를 먹는다면 세트메뉴도 추천.
치즈 스커트라는 메뉴는 바삭한 치즈가 버거를 삐져나와있는 모양새가 마치 치마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 '브루클린 더 버거조인트' 에서만 쓰이는 이름이 아니라 미구에서도 치즈가 둥-글게 버거를 두르고 있는 모양새를 치즈 스커트라고 부르는데, 혹시나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여기 영상을 보시도록. 크으으으 당신도 이 기름기 짱짱한 고지혈증으로 향하는 미국음식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이 skirt 부분이 매우매우매우 치지하므로 치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느다. 누릿한 치즈냄새가 나거든..
호불호야 어쨌건 이 비주얼이 너무너무 대단해서 일단 음식을 시키면 배가 아무리 고팠어도 사진을 찍지 아니할 수 없다. 근데 사실 맛있기도 엄청엄청 맛있다 (!!!!!)
확실히 치즈 스커트 자체가 먹는 사람에게 보이기를 위한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거를 잘 잘라서 입에 넣고자 할때 툭 (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튀어나와 있는 치즈 부분을 꾸깃 꾸깃 입으로 넣기가 어려웠고 그래서 그냥 부수어서 과자처럼 집어 먹었다.
다행히 나는 치즈를 어-엄청 좋아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쌀밥에 김치만 있으면 한 끼 뚝딱 할 수 있다는 것처럼
나는 쌀밥에 치즈만 있으면 한 끼 뚝딱 해결할 수 있다.
과자나 빵도 매운 맛보다는 느끼한 치즈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도 항상 치즈 스커트를 시켜 먹었다. (그치만 이번이 고작 3번째임)
어쨌든 한 주 내내 제육덮밥이나 알밥 따위를 먹고 간식으로 떡을 먹는 식사를 하며 갈망해왔던 미국식에는 100프로 부합한 주말 식사였다.
미국에서 살기를 원하며 동경하는 나에게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은 음식이다.
이 맛있고 기름지고 느끼한 음식들을 어떻게 무시하며 살 수 있을까?
아마도 미국에서 한 달을 살면 10키로는 거뜬히 증량할 것이라며 농담처럼 말하고
그래서 내가 외국가서 못살아~ 하는 거짓 이유를 대며 음식점을 나온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잠시 어느 미 서부의 도로옆 버거집에 온 듯한 느낌을 받으니 이것 참 글로벌 세상이다.
다음엔 어떤 타지음식을 도전해볼까?
이번엔 스페인 음식을 맛보고 싶기도 하고, 먹으면 입술에 립글로즈를 칠한것 같이 되는 라멘을 먹고 싶기도 하고.
ps. 이정도면 꽤 성의있는 테이스팀이 되었는가?
몇몇의 테이스팀 비판을 받아들여 스토리와 함께하는 음식 소개를 해보았다.
그럼 30000-10000
맛집정보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tasteem] 서울에서 미국을 찾아,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